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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한 하루/오늘보다 나은 내일111

나는 니가 한 일을 알고 있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랴? 나는 니가 한 일을 알고 있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랴? 정말이다. 옛날같지 않다. 깜쪽같이 해치운 일들도 단박에 여기저기서 들쑤시고 찾아내서 신상공개를 하는 일이 이젠 뭐 새로운 일도 아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언젠가는 드러나게 마련이고 벌을 받을 일이면 벌을 달게 받아야 그 다음에는 발을 뻗고 잘 수 있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그렇게 떳떳하게 살아야 인간다운 삶인 것이다. 옛 속담에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랴?' 란 말이 있다. 남편의 오랜 지기님의 어린 시절 춥고 배고팠던 시절의 에피소드 한 토막을 말하자면, 한 동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그 중에서도 더더욱 가난했었던 지인님. 그 어머님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셨고 자녀들도 신앙 안에서 올곶게 키우신 분이신데... 헛간같이 생긴 아궁.. 2022. 11. 3.
달빛 아래 걷기 달빛 아래 걷기 지난여름 몰아치던 비바람도 잦아들고 고향을 등지고 떠나 버린 봉수네 달밝골 천수답에도 섭이네 손바닥만 한 깨밭에도 자박자박 가을은 찾아들고 어머니의 약손 같은 달빛에 설움조차 졸리운 가을이 왔습니다. 달디단 잠에서 깨어난 아침 뽀드득 눈 비비며 품 안 가득히 황금색 물결 넘실대는 가을들판이 흐뭇합니다. 사람들은 그저 뜨거운 태양 아래서만 곡식들이 영그는 줄 알지요. 맑고 은은한 달빛 아래서도 벼가 영근다는 사실은 잘 모른답니다. 옛 어른들은 달빛 밝은 달밝골 전답에서 나는 햅쌀을 더 귀한 상품(上品)으로 여겼다 하지요. 넉넉한 엄마품같이 은은한 달빛같이 그렇게 가을이 왔습니다. 2011.05 c.k.j 2022. 8. 14.
문풍지 떠는소리... 추억도 춥다 문풍지 떠는소리... 추억도 춥다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오던 그 어린 날 머리맡에 두고 잔 물그릇엔 살얼음이 떠 있고 함께 있던 걸레도 얼어있었단다. 단칸방 다섯 식구가 옹그리고 자던 그 밤중에 작은 책상 비집고 앉아 책상등 불빛 감추려 먼지 냄새나던 돕바를 머리에 이고 쓰고 공부를 했던가 습작을 했던가 나의 새가슴 같던 자그마한 소녀시절....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기도 하구나. 가을이 깊어지기 전 언제나 묽수그레한 밀가루 풀을 쑤고 나무 상자 같은 틀에 말라붙어 누렇게 바랜 낡은 종이 울 엄마는 물 한 모금 입에 가득 물고 패패 패~~~ 뿜어내면 우리는 쪼그리고 앉아 말라 붙은 종이 쪼가리를 열심히 뜯어냈다. 그래야 따뜻한 겨울이 보장되는 것처럼... 눈 같이 하얀 새 문.. 2022. 4. 23.
채은옥의 '빗물' 때문에 채은옥의 '빗물' 때문에 조용히 비가 내리네 추억을 말해주듯이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날이 생각이 나네 옷깃을 세워주면서 우산을 바쳐준 사람 오늘도 잊지못하고 빗속을 혼자서 가네 어디에선가 나를 부르며 다가오고 있는것 같아 돌아보면은 아무도 없고 쓸쓸하게 내리는 빗물 조용히 비가 내리네 추억을 말해주듯이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날이 생각이 나네 비오는 날 전파상 앞을 지나노라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던 허스키한 목소리 채은옥의 빗물 우산 속 나는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듯 빗 속을 혼자서 가네 아직도 비오는 날이 좋습니다. 비오는 날엔 그저 끄적이고 싶고 비오는 날엔 누군가 보고싶고 비오는 날엔 무작정 걷고싶고 비오는 날엔 천상 여자가 됩니다. 스무살 향기롭던 그날로 돌아갑니다. 발목을 감아오르던 그 비의 바다로 .. 2022. 1. 15.
재개발, 재건축은 추억까지 엎어버리네 재개발, 재건축은 추억까지 엎어버리네 90이 낼모레인 친정아버지가 약간 치매끼가 있는 듯 심상치가 않다. 고물상 주인하고 사귀는지 요즘 들어 출근하다시피 자전거에 고물을 싣고 위태위태하게 다니시는데 아무리 하지 말라고 해도 듣지를 않으신다. 저러다 애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 싶은 마음이 더 크기에 어떨 때는 내 차로 실어서 고물상에 함께 가고도 싶다. 거기 사장님이 무조건 2천원을 준다는데 그냥 아버지 상태를 봐서 용돈 겸 주나? 싶을 정도이다. 작년부터 뭔가를 계속 갖다버리기 시작한 습관이 이젠 마당에 그 많던 꽃과 나무를 베어버리고 화분을 엎어버리고 거기다 60년 동거동락했던 엄마의 일제 재봉틀을 고물상에 갖다 주고 싶어 안달이 났는데 엄마는 재봉틀을 사수하느라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어 중간에서 보.. 2021. 10. 28.
자기만의 글쓰기, 브런치북 출판의 세계 자기만의 글쓰기, 브런치북 출판의 세계 밤새 비가 많이 내렸다. 일찍 잠이 깨어 창문 밖을 멍하니 내다보고 있노라니 출근알람소리에 일어난 딸이 아직도 잠이 붙어있는 눈을 거의 감다시피한 채 두 팔뻗어 엄마를 향해 직진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숲이 없어 나무를 보고 있네' ......... 그러고 보니 현관 밖 이름도 모르는 나무가 비를 맞아 싱그럽다. '엄마, 저 나무 원래 없었지 않나?' 정말~~~심은 기억도 없는데 볼품없어도 굳이 잘라내지는 않고 무관심하게 뒀었는데 저 혼자서 해마다 새로 움트고 단풍이 들고 겨울에는 죽은 듯이 서 있더니 어느날 나무가 되어 있었네. . . . 돌아서면서 나는 '이름모를 나무도 한 자리에서 계속 눈비 맞으며 커다란 나무가 되는구나, 나는 뭐했나? 그 눈비 다 맞아가.. 2021. 10. 23.
장애를 가진 청년도 60세 엄마도 자격증 취득 시대입니다 장애를 가진 청년도 60세 엄마도 자격증 취득 시대입니다 저의 가장 친한 친구는 단 한 명입니다. 최고 학부를 나왔고 본인의 스타일을 아주 잘 가꾸고 멋을 낼 줄 아는 멋쟁이입니다.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의 부잣집 셋째 딸이었으나 가난한 저를 무시하지 않고 꼭 챙겨주고 다독여줬던 귀한 친구입니다. 내 남자친구와 언약식이란 걸 할 때도 유일하게 동석했던 친구였으며 서울에서 고단한 직장생활을 하느라 연말에 잡힌 내 결혼식에 입을 드레스도 친구가 입어보고 정해주는대로 입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학생 신랑과 서울 단칸방에서 쪼그리고 사느라 옆도 뒤도 돌아보지 못했고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친구로 몇 십년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당연히 친구의 결혼식도, 친구가 아이 낳은 것도,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 2021. 5. 6.
전원일기를 보면 내가 보인다 전원일기를 보면 내가 보인다 오늘은 2021년 4월 30일! 매년 4월 말일이면 친정엄마가 어릴 적 소꿉동무들과 1년에 한 번씩 모이는 날입니다. 햇수로 30년 된 것 같은데요. 보수적인 아버지에게서 공식적으로 허락받는 일탈(?)의 하루입니다. 항상 이맘때가 되면 엄마의 외출을 기억했다가 아는 척을 해주면 엄마는 '네가 그걸 어째 기억하니?'를 몇 년째 반복했었어요. 역시나 올해도 엊그제 생각이 나서 전화로 물어봤더니 "이제 안 모인다 아니 못 모인다. 범띠 가시나들 다 죽고 몇 명 뿐인데 내 맹키로 지 발로 걸어 댕기는 가시나 없다" "다 죽고" "다 죽고......." 왜 우리는 엄마가 아버지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가끔 잊고 살까? 내가 천년만년 살 것처럼 자신이 있듯이 우리 엄마는 아버지는 언.. 2021. 4. 30.
2021년 새해 새소망 일출사진과 함께 2021년 새해 새소망 일출사진과 함께새해 새 소망을 담아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정확한 모범생! 세상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는 해를 바라봅니다. '그저 건강하게 있어달라' 날이 지날수록 그리움은 쌓이고아무도 내 소식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내가 지나치게 그리움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그걸 모르는 나는 참 바보다하지만 그게 또 삶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저녁그대여 내가 돌아가는 날까지그저 건강하게 있어달라 - 정법안의 시집《아주 오래된 연애》에 실린 시〈길 위에서 보내는 편지〉중에서 - 그리움에 안부를 전할 때가장 먼저 묻는 것이 '건강'입니다.실연, 좌절, 절망, 실패, 사고가 터졌어도건강하면 만사 오케이,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건강해야 다시 만날 수 있고, 건강해야 안심하고돌아설 수 있습니다. .. 2021.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