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감사한 하루/오늘보다 나은 내일115 하루에도 열두 번씩 그만둘까 버텨볼까 고민하는 딸에게 하루에도 열두 번씩 그만둘까 버텨볼까 고민하는 딸에게 잘 다니던 회사, 상사들에게 인정도 받고 동료직원들과 차 한잔의 여유 그리고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고 있던 딸에게 어마무시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온 게 작년 4월이었습니다. 대표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으면 사기 치나? 싶을 만큼 유혹적인 제안에 한 달 이상을 망설이다가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고 이직을 했지요. 그것도 삶의 본거지를 떠나 수도권 회사로!!! 고고씽!!! 이 정도 되면 이제 나이 마흔을 앞두고 골드 미스 대열에서 평생직장으로 평탄한 인생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요즘 다시 심란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엄마~~~ 일이 너무 어려워. 배울 각오는 했지만 너무 생소한거야. 엄마~~~ 사수가 너무 얄미워. 일을 가르쳐주지는 않고 자꾸 하나.. 2023. 2. 10. 시아버지 명절 증후군 - 며느리보다 다육 시아버지 명절 증후군 - 며느리보다 다육 며느리노릇 40년 차. 이젠 나도 며느리 사위를 볼 나이가 되었는데. 당췌 우리 집 아이들은 여친 남친을 데려오지를 않는다. 있는데 없다는건지, 날이면 날마다 결혼하기 싫다더니 정말 혼자 살겠다는건지...궁금하지만 내색 안 한다. 구순 시어머니와 혼자된 시아주버님의 명절을 챙겨야 하는 칠순이 코앞인 나는 여즉 며느리 업무로 바쁘다. 명절이 다가오면 우리 집 애들은 아직 결혼들을 하지 않았으니 얼라들이나 마찬가지이고. 큰 집은 4남매 모두 시집 장가들을 갔으니 이젠 저그 할머니 저그 아부지를 챙겨야 하잖나. 보름 전에 시아주버님이 막내며느리를 보았다. (속이 시원하겠다) 이 추운 겨울에 그것도 설 명절 단대목에... 요즘이사 그런게 뭐 중요한 것은 아니고, 신부가 .. 2023. 1. 23. 친구에게서 손뜨개 배워본다 - 첫 코 잡는 방법 동영상~ 친구에게서 손뜨개 배워본다 - 첫 코 잡는 방법 동영상~ 내 친구는 유난히 솜씨가 좋다. 본인의 작품들은 모두 일찌감치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요즘엔 그냥 심심해서 남은 자투리 실로 손자 쭈니에게 모자도 만들어주고 턱받이도 천을 잘라와서 손바느질로 가장자리를 공구리며 알콩달콩 열심히 뭔가를 만드는데 늘 손을 가만두질 않아보였다. 여성스럽고 참 보기좋으넹. 나는 ~~~ 바느질도 잘 못하고 뜨개질은 아예 적성에 맞지를 않는 듯 하여 취미를 붙여보지를 않았다. 뜨개질 못한다고 사는데 별 지장은 없었는데 신혼 때인가 호기롭게 얌전한 주부 코스프레를 했는지 실과 바늘과 옛날에 흔한 여성시대 잡지책을 훌 뜯어 시작을 했었으나 40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멈춤 상태이다. 부끄럽지만 사진으로 공개해보면... 그런데 40년이 .. 2023. 1. 3. ♬어부바 아기 포대기 하나면 팔도유람도 가능하다 ♬어부바 아기 포대기 하나면 팔도유람도 가능하다 제이쓴 홍현희 부부가 아들을 낳았나 보다. 아이엄마는 어딜 가고 아이 아빠가 아기 똥 치우며 기저귀 갈고 우유 타 먹이고 심지어 그 어둔한 자세로 아이를 둘러업기까지 한다. 보는 이의 간담이 서늘할 지경이다. 그러나 걱정은 하지 마시라. 감이라는 게 있어서 아이를 돌리는 각도와 왼손 오른손 기가 막히게 업고 메치며 간단하게 아이는 아빠의 등짝에 자석처럼 찰싹 들러붙는다. 멜빵 주머니에 아이를 넣고 가슴에 매달고 다니는 아빠들은 자주 봤어도 등에 업은 모습은 신기하고 어색한 게 곧 닥칠 미래 시어머니 될 나는 언짢다. 사실은 예전부터 아직 뼈가 여물지 않은 아이를 너무 오래 업거나 한 자세로 고정하면 성장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소리는 늘 있어왔다. 오래전 우.. 2022. 12. 3. 나는 니가 한 일을 알고 있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랴? 나는 니가 한 일을 알고 있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랴? 정말이다. 옛날같지 않다. 깜쪽같이 해치운 일들도 단박에 여기저기서 들쑤시고 찾아내서 신상공개를 하는 일이 이젠 뭐 새로운 일도 아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언젠가는 드러나게 마련이고 벌을 받을 일이면 벌을 달게 받아야 그 다음에는 발을 뻗고 잘 수 있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그렇게 떳떳하게 살아야 인간다운 삶인 것이다. 옛 속담에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랴?' 란 말이 있다. 남편의 오랜 지기님의 어린 시절 춥고 배고팠던 시절의 에피소드 한 토막을 말하자면, 한 동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그 중에서도 더더욱 가난했었던 지인님. 그 어머님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셨고 자녀들도 신앙 안에서 올곶게 키우신 분이신데... 헛간같이 생긴 아궁.. 2022. 11. 3. 달빛 아래 걷기 달빛 아래 걷기 지난여름 몰아치던 비바람도 잦아들고 고향을 등지고 떠나 버린 봉수네 달밝골 천수답에도 섭이네 손바닥만 한 깨밭에도 자박자박 가을은 찾아들고 어머니의 약손 같은 달빛에 설움조차 졸리운 가을이 왔습니다. 달디단 잠에서 깨어난 아침 뽀드득 눈 비비며 품 안 가득히 황금색 물결 넘실대는 가을들판이 흐뭇합니다. 사람들은 그저 뜨거운 태양 아래서만 곡식들이 영그는 줄 알지요. 맑고 은은한 달빛 아래서도 벼가 영근다는 사실은 잘 모른답니다. 옛 어른들은 달빛 밝은 달밝골 전답에서 나는 햅쌀을 더 귀한 상품(上品)으로 여겼다 하지요. 넉넉한 엄마품같이 은은한 달빛같이 그렇게 가을이 왔습니다. 2011.05 c.k.j 2022. 8. 14. 문풍지 떠는소리... 추억도 춥다 문풍지 떠는소리... 추억도 춥다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오던 그 어린 날 머리맡에 두고 잔 물그릇엔 살얼음이 떠 있고 함께 있던 걸레도 얼어있었단다. 단칸방 다섯 식구가 옹그리고 자던 그 밤중에 작은 책상 비집고 앉아 책상등 불빛 감추려 먼지 냄새나던 돕바를 머리에 이고 쓰고 공부를 했던가 습작을 했던가 나의 새가슴 같던 자그마한 소녀시절....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기도 하구나. 가을이 깊어지기 전 언제나 묽수그레한 밀가루 풀을 쑤고 나무 상자 같은 틀에 말라붙어 누렇게 바랜 낡은 종이 울 엄마는 물 한 모금 입에 가득 물고 패패 패~~~ 뿜어내면 우리는 쪼그리고 앉아 말라 붙은 종이 쪼가리를 열심히 뜯어냈다. 그래야 따뜻한 겨울이 보장되는 것처럼... 눈 같이 하얀 새 문.. 2022. 4. 23. 채은옥의 '빗물' 때문에 채은옥의 '빗물' 때문에 조용히 비가 내리네 추억을 말해주듯이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날이 생각이 나네 옷깃을 세워주면서 우산을 바쳐준 사람 오늘도 잊지못하고 빗속을 혼자서 가네 어디에선가 나를 부르며 다가오고 있는것 같아 돌아보면은 아무도 없고 쓸쓸하게 내리는 빗물 조용히 비가 내리네 추억을 말해주듯이 이렇게 비가 내리면 그날이 생각이 나네 비오는 날 전파상 앞을 지나노라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던 허스키한 목소리 채은옥의 빗물 우산 속 나는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듯 빗 속을 혼자서 가네 아직도 비오는 날이 좋습니다. 비오는 날엔 그저 끄적이고 싶고 비오는 날엔 누군가 보고싶고 비오는 날엔 무작정 걷고싶고 비오는 날엔 천상 여자가 됩니다. 스무살 향기롭던 그날로 돌아갑니다. 발목을 감아오르던 그 비의 바다로 .. 2022. 1. 15. 재개발, 재건축은 추억까지 엎어버리네 재개발, 재건축은 추억까지 엎어버리네 90이 낼모레인 친정아버지가 약간 치매끼가 있는 듯 심상치가 않다. 고물상 주인하고 사귀는지 요즘 들어 출근하다시피 자전거에 고물을 싣고 위태위태하게 다니시는데 아무리 하지 말라고 해도 듣지를 않으신다. 저러다 애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 싶은 마음이 더 크기에 어떨 때는 내 차로 실어서 고물상에 함께 가고도 싶다. 거기 사장님이 무조건 2천원을 준다는데 그냥 아버지 상태를 봐서 용돈 겸 주나? 싶을 정도이다. 작년부터 뭔가를 계속 갖다버리기 시작한 습관이 이젠 마당에 그 많던 꽃과 나무를 베어버리고 화분을 엎어버리고 거기다 60년 동거동락했던 엄마의 일제 재봉틀을 고물상에 갖다 주고 싶어 안달이 났는데 엄마는 재봉틀을 사수하느라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어 중간에서 보.. 2021. 10. 28. 이전 1 2 3 4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