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 명절 증후군 - 며느리보다 다육
며느리노릇 40년 차.
이젠 나도 며느리 사위를 볼 나이가 되었는데.
당췌 우리 집 아이들은 여친 남친을 데려오지를 않는다.
있는데 없다는건지, 날이면 날마다 결혼하기 싫다더니 정말 혼자 살겠다는건지...궁금하지만 내색 안 한다.
구순 시어머니와 혼자된 시아주버님의 명절을 챙겨야 하는 칠순이 코앞인 나는 여즉 며느리 업무로 바쁘다.
명절이 다가오면 우리 집 애들은 아직 결혼들을 하지 않았으니 얼라들이나 마찬가지이고.
큰 집은 4남매 모두 시집 장가들을 갔으니 이젠 저그 할머니 저그 아부지를 챙겨야 하잖나.
보름 전에 시아주버님이 막내며느리를 보았다. (속이 시원하겠다)
이 추운 겨울에 그것도 설 명절 단대목에... 요즘이사 그런게 뭐 중요한 것은 아니고, 신부가 학교 교사라서 방학때 결혼식 올린다고 그런 모양이다.(하기사 나도 40년 전 1월 2일날 결혼식 올렸다 ㅎ)
신부가 아주 야물딱져 보였다. 딱 요즘 신세대 MZ인가 그거다.
사람은 얼굴에서, 온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로 대~~~충 그 사람의 인간됨됨이가 느껴지는 법.
당당함이 넘쳐 오만함까지 느껴지는 신부.
신부~~~ 입자아아앙!!!!!!!
(요즘 신부는 부끄러움이 없는가 아니면 너무나 기분이 좋은가.....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지 못했다)
혼인식을 마치고 둘이 퇴장을 하는 내내 대놓고 친구들을 향해 하트를 날리며 킬킬대는 모습이었다.
아~~~~ 머리가 지끈거린다.
(내 며느리가 아닌 것에 안도감을 느낄 정도로 참으로 당황스러웠다.)
신혼여행 유럽일주를 하고
지난 17일에 귀국을 했는데
그 흔한 볼펜 한 개도 사 오지 않았다고
시어머니 즉 시할머니가
매우 매~~~ 우 언짢아하신다.
얼마나 순종을 잘하는지
신혼여행 떠나기 전
아무 쓸데없다.
암 것도 사 오지 말라고 했다고
진짜로 아무것도 사오지를 않았다고. ㅋ
어른들 말은 새겨들어야 하거늘!!!
그 신식 며느리 내외가
결혼식 올린 후 2주일 만에
시할머니와 시아버지가 계시는 시댁에
첫 명절 인사 드리러 왔다.
설 당일 말고 설 이튿날!!!
설날인 어제는 친정아버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시댁은 2번.
어제 내가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우리 식구들 모두 함께 가서
식사를 하고 세배를 드리고
저녁때 집으로 왔기 때문에
음식은 그냥 오늘 차려드시기만하면 되었겠지만.
밥상을 시아버지가 차리는데
며느리는 주방에 나와보지도 않고
시할머니 옆에서
아양 애교 애지랑을 떨고 있더란다.
식사를 마친 후에도
그 흔한 인사
'아버님 제가 설거지할게요'
라는 말조차도 까먹었는지
설거지도 안 했다는데
설마???????
믿어지지 않는다.
시할머니가 수전증이 생겼나
덜덜 떨리면서
서운함에 서러움까지
내가 저를 업어 키웠는데
업어 키웠는데~~를 반복하신다.
원래 사랑은 내리사랑인지라
업어 키운 들 뭔 소용이랴.
받으려고 준 사랑도 아니거늘.
우리 아이들에게
이 사실을 조심스레 말 꺼내자
다행스럽게도??
아들은 "거 미친 거 아이가?"
딸은 "확실하게 기선제압했네!"
라고 한다.
도대체 어째 돌아가는 세상인고???
예비며느리에게 나는
어떤 시어머니가 될 것인가
예비사위에게 나는
어떤 장모가 될 것인가
연구하고 또 고민해 볼 일이다.
명절에는 좋은 말
함께 모여 덕스런 말
서로를 격려하는 말을 하자.
오고 가는 봉투
바스락거리는 소리
ㅋㅋㅋ ㅎ ㅎ ㅎ
아들 며느리들 한테
孝 받을 생각말고
그냥 우리끼리
다육이나 봅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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