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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한 하루504

남자는 언제부터 어른일까 남자는 언제부터 어른일까 입학식 전날 미장원에서 아주 짧게 이발을 하는 것으로 중학생이 된 아들.. 꼭 휴가나온 군인아저씨 같다. 교복은 하복부터 입는다니 급한대로 즈이 아빠 스웨터를 하나 둘 훔쳐입히니 어색하지 않고 오늘 아침엔 아예 운동화까지 허락없이 신고 등교했다. 6학년일때랑 중학생인 지금이랑 불과 한 두달 사인데 너무 갑작스런 변화들에 얼띠기 엄마는 내내 허둥지둥이다. 서랍에 들어있는 입던 옷, 속옷, 양말들을 죄다 엎어놓고 입을 옷과 못 입을 옷을 가려내자니 거의 못 입을 옷이다. 딸이 성장하는 모습은 그리 눈에 띄지 않더만 아들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입학식! 맨날 붙어 댕기던 친구놈하고 맨 뒷 줄에 앉아있다. 키 순서로 앉았다니 아들래미 뒤로는 서 너명 되나보다. 훤칠한게 아주 마음에.. 2005. 4. 15.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라 지금은 울고 있어도 내일 아침에는 기쁨이 온단다 지금 아침이면 분명히 저녁이 올 것이고 이 저녁이, 이 캄캄한 밤이 결코 영원하지 않을거란 믿음이 오늘 나를 견디게 하는 힘입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시련을 주시는 이유가 있을겁니다. 지금 당하는 고통이 우연히 왔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반드시 치러야 할 댓가를 지금 치르고 있을 뿐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오직 이 시련을 달게 받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감사하게 되길 원합니다. 나를 키우며 바로 세우기 위한 아빠와 같은 손길임을 느끼게 하소서. 자식 키우는 사람 함부로 남의 자식 얘기 말 것이며 오늘 부하다고 해서 가난한 사람 멸시하지 말 것이며 지금 평안하다고 내일도 평안하리란 보장없다는 진리를 날마다 절감합니다... 2005. 4. 6.
송 복, 詩 읽는 사회 송 복, 詩 읽는 사회 오늘날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 메마를까. 왜 사람들은 유머가 없고 얼굴엔 웃음이 없을까. 왜 모두 성낸 표정을 하고 불친절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시를 읽지 않기 때문이다. 시를 읽을 만큼 여유(餘裕)가 없는 사람, 시를 읽을 만큼 미학(美學)이 없는 사람, 시를 읽을 만큼 감성(感性)이 없는 사람, 시를 읽을 만큼 순진(純眞)이 없는 사람, 시를 읽을 만큼 텅 빔(空白)이 없는 사람, 시를 읽을 만큼 성실(誠實)이 없는 사람. 모두들 제주껏 살려고만 한다. 모두 요령껏 해보려고만 한다. 자식들에게도 눈치껏 살라고만 가르친다. 그러니 메마를 수밖에 없다. 시를 읽는 사회는 성실한 사회다. 성실은 '재주껏'의 반대다. 성실은 '요령껏'의 반대다. 성실은 '눈치껏'의 반대다. '성실한.. 2005. 4. 6.
황인숙,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황인숙,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 제23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황인숙 시인의 시집 ‘자명한 산책’(문학과지성)에 수록된 시 ‘강’ 전문 (전략) 이 시는 잡지의 편집자 레터에 자주 인용되기도 하고, 숱한 네티즌들의 블로그와 카페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인생이 나한테만 관.. 2005. 3. 23.
부모된 罪가 큽니다 부모된 罪가 큽니다 님들은 평안하셨습니까? 저는 참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흔히들 쉽게 말하길 어디 훌쩍 여행이라도 한 번 다녀오라고 그럼 한결 기분이 나아질거라고 기운이 날거라고... 그러나 그 또한 마음대로 못하며 사는 사람..참 많답니다. 자식들 해바라기하는 엄마야 우울하다하면 뭐 별게 있겠습니까 자식이 웃으면 웃는만큼 행복하고 자식이 우울하면 우울한만큼 불행한 것이 부모인것을... 택도 아닌 것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왠만하면 들어줄 수도 있는 일을 들어주지 못할 때의 부모심정이 어떨지 왜 저렇게도 몰라주나 싶어 탓하다가도 난들 예전에 알았었던가 자식 낳아보고 키워보고 맘대로 안되어 쩔쩔매어도 보면서 그제사 철이 들고 철들자 부모님 곁에 아니 계시고 그러고들 살지 않겠습니까. 다른 집 자식들.. 2005. 3. 14.
이명원, 사랑...그 빛바랜 투쟁 이명원, 사랑...그 빛바랜 투쟁 한국의 이혼율이 거의 50%에 이르고 있다는 통계수치는 충격적이다. 그것이 자못 충격적인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사랑’에 대한 맹목적인 열정이 과감하게 고양되고 있다는 상황의 아이러니 때문이다. 소설과 드라마, 영화를 포함한 대중적 문화텍스트에서 상투적으로 반복되는 ‘사랑’에 대한 눈부신 열정을 상기해 보라. 그러나 어떤 측면에서 현대사회에서의 이혼율 증가는 일정한 필연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도 생각된다. 근대 이전의 결혼이 ‘가정’으로 상징되는 공동체의 논리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면, 현대적 결혼은 공동체의 안전망이 존재하지 않는 연약한 ‘개인’들의 결합으로 이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확실히 과거의 '결혼’에 비하자면, 현대적 결혼은 개인의 ‘자유’를.. 2005. 3. 8.
최명희, 혼불 노봉마을 최명희, 혼불 노봉마을 혼불 마지막권을 놓으며... 가슴이 먹먹합니다. 1권부터 10권까지 단숨에 독파하면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내가 청암 부인이 되었다가 강실이가 되었다가 효원이 되었다가 억측스런 옹구네의 말투가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올 뻔하던 며칠간 [혼불]과의 연애로 마음이 촉촉하게 젖었습니다. 다 읽었는데도 미련이 남아 그중 몇 권을 책상 위에 쌓아놓고 발췌하여 공유하고 싶어 자판을 두드리다가 우선 인터넷으로 검색한 사진과 기사를 올려봅니다. 전북 남원시 사매면 노봉마을....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 함께 가보시지요? 혼불문학관은 남원시 사매면 노봉리에 있습니다. 남원에서 전주방향으로 가시다 보면 사매면이 나오는데... 동아일보 기사- [전북]최명희 대하소설 ‘혼불’의 숨결을 생생히….. 2005. 2. 23.
호상인줄 알았는데.... 호상인줄 알았는데... 그대 가는 뒷모습이.. 70生을 마감하고 떠나던 날 때아닌 부슬비는 청승맞게 내리고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잘 있으란 말 한마디 못하고 왔던 길 되돌아가야 하는 시간 발목 적시는 빗물보다 응어리진 恨에 더 가슴 시렸을 그날 마지막 가는 길 사랑했던 이 남겨두고 차마 떨어지지 않았을 발걸음이여! 슬프다 그렇게 가는 인생 불쌍타 그렇게 지는 사랑 허무한 사랑... 말기암으로 마지막 수개월은 고통스러웠을지라도 공직에, 한 기관의 장으로서 명망은 얻었을 테니 그리 여한은 없었겠지. 추적추적 비는 내리고 한적한 시골병원 영안실에서의 발인식. 참 이상도 하지. 정승집에 말이 죽으면 삽작(대문)밖이 미어터져도 정작 정승이 죽으면 조문객이 없다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했다 싶었다. 나이 .. 2005. 2. 12.
지선아 사랑해 지선아 사랑해 모성애 어느 동물학자가 모성애와 부성애 중 어느 편이 강한지 실험하였답니다. 타죽을 정도로 철판을 뜨겁게 하여 철판 주위에 울타리를 치고 어미 원숭이와 새끼 원숭이를 넣었습니다. 조금 후 가서 보니 어미는 타 죽었는데 그 위에 새끼 원숭이가 어미 등에 올라앉아 살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아비 원숭이와 새끼 원숭이를 넣어보았답니다. 조금 후에 가서 보니 아비가 새끼 원숭이를 타고 앉아 살아 있었다는군요. 모성애가 부성애보다 조금 강하다는 걸까요? 안 믿고 싶지만... 2002년 6월 12일자 국민일보/ 겨자씨에서 발췌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 부성애가 꼭 모성애보다 덜하다라고 딱잘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보편적으로 그렇다는 말이겠지요. 천번이고 만번이고... "엄마, 나랑 엄마랑 바꿀.. 2005.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