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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일기 불효일기 옛말에 시어머니 시집살이는 갈수록 쉬워지고 지아비 시집살이는 갈수록 힘들어진다고 하더군요. 그 말이 정답입니다. 당신은 얼마나 지혜로우신지 첫 대면부터 며느리될 손 꼭 잡으시고 내 딸같다 하시더니 20년 가까운 세월 내내 아직도 누굴 만나시든 며느리라 하시잖고 딸이라 하시며 제 이름 불러주시는 당신은 천상 어머니이십니다. 시집가면 여자야 어디 제 이름 석자 불릴 때가 있나요. 기껏 누구엄마, 아무개댁이지. 칠순이 되시도록 딸노릇, 며느리노릇 제대로 한번 못해 드려도 늘 편하고 고맙게 여기시는 탓에 오히려 소홀했던 점 있었을텐데요. 돌이켜보면 정말 죄송한 점이 많으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부족한 저희들을 위해 늘 기도해주시고 염려해주시는 든든한 빽으로서 곁에 계셔주세요. 힘들 때 언제라도 어머니~~.. 2001. 11. 28.
향후 20년 인생설계 향후 20년 인생설계표 어항 물갈이를 하면서 자갈과 모래를 모두 퍼내어 흐르는 물에 씻어 건지다가 오랜 기억하나 줏었다. 납작하고 볼품없는 자갈 하나 그 위에 지워지지 않는 펜으로 쓴 글씨. - 청평에서 줍다 - [S & K] 벌써 20년도 넘은 기억이다. 그와 나의 이니셜을 새겨넣고 달랑 한 줄 -청평에서 줍다- 돌이 이쁘지 않은 걸 보니 그 날을 간직하기 위해서였나보다. 거슬러 올라가 앉아본다. 그땐 행복했었을까? 나는 그리고 너는... -신혼 일기- 사랑을 맹세하고 호기롭게 출발한 가난한 우리에게 지하 단칸 셋방이 무슨 문제겠냐던 꿈같은 신혼... 밥만 먹을 수 있으면 되는 줄 알고 재래시장을 돌면서 숟가락 젓가락 양은 냄비 하나 사면서도 킬킬거리던 시절! 하루종일 냉동고처럼 얼었던 방에 귀가하여 .. 2001. 11. 17.
운전 연수하다 이혼한다더니 운전 연수하다 이혼한다더니 사실대로 말하자면 [대한민국 면허증]을 손에 쥔지 보름이 넘어간다. 올 겨울에 정동진은 가야 하겠는데 가겠다고 자랑은 오만상 해 두었는데 어디 연수를 해야 맘이라도 먹어보지. 길 가는 사람 다 붙잡고 물어봐도 운전연수만큼은 남편하고 하면 절대로 절대로 안된다 하는데 이 호랑이같은 냄편이 다른 외간남자하고는 죽어도 눈을 못맞추게 하니 이 또한 절대로 가능할 일이 아니다. 별 수 없이 냄편이랑 연수를 해야 하는데 [오늘은 연수하러 나가보자]그럴까봐 사실 좀 두렵다. 내가 좀~ 둔한 여자던가. 나갔다 하면 분명히 사고칠텐데.. 그 숱한 남자들의 시선을 어떻게 물리치며 그 엄청난 수모를 어찌 겪으란 말이더냐. 예상문제로 모의시험을 친다 생각해보자. [자, 이쯤에서 우측 깜빡이 넣고 서.. 2001. 9. 7.
지킬 수 없는 약속 지킬 수 없는 약속 그는 참 참한 청년이었습니다. 어느 어머니가 자기 자식 귀하지 않겠습니까마는 큰 아들은 듬직해서 좋고 둘째 아들이었던 그는 곰살맞고 다정다감하여 여느 집 딸내미 열이 안부러울만치 고명딸 노릇까지 하던 이쁜 아들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운동으로 단련된 그는 한 마디로, 의리의 경상도 사나이였으며 매사에 적극적이었고 불의를 보면 그냥 지나쳐 넘어가는 법이 없을만큼 정의롭고 마음씨 또한 따뜻한 아름다운 청년이었습니다. 참 바지런도 하여 군대에 가서까지 각종 자격증도 몇 개나 갖추고 돌아온 참 걸출한 총각이었습니다. 남의 집 아들일망정 고것 참 탐나는 아들이었지요. 그집 아들이 제대하고서 가을학기에 복학하기전에 친구 몇몇과 야영을 갔더랬습니다. 가게를 하시는 바쁜 어머니께 한 사나흘 친구들과.. 2001.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