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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한 하루/오늘보다 나은 내일

황혼이혼, 가끔은 자유롭고 싶지

by Happy Plus-ing 200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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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이혼, 가끔은 자유롭고 싶지

 

 

 

황혼이혼이 늘고 있습니다. 실컷 고생하고 갈라서는 것이 그리 좋을까마는 그래도 자유로워진다는데는 좀 솔깃합니다. 사실 한 밑천(?) 두둑히 챙겨 독립했다는 할머니들이 가끔 부러울 때도 있긴 합디다. ㅋㅋ그런데 ?? 돈이 얼마나 있은들~~ 싶습니다.

꼭 이혼이 아니더라도 남남처럼 살고 있는 부부도 많이 있습니다.  꼭 남남처럼은 아니더라도 서로 머쓱하게 힐끗 한 번 쳐다보다가 때가 되면 밥 먹고, 잘 때가 되면 자고, 볼 일 있으면 나갔다 오고.. 경상도 말로 '니는 내가 나가이 아나 들어오니 아나..'* (남편이 들어오거나 말거나..) * 뭔 낙이 있을꼬.. 나도 더 늙으면 그리 될라나 모르죠.

예전에는 아이들 때문에 참고 살았으나..(내가 너그들 때문에 안 사나.. 이 말에 스트레스 받았다는 이야기 또한 많이 들었습니다.  그 참고 살았던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진심으로 눈물겹게 고마워하며 커주리라는 기대감이 많이 낮아졌기에... 자꾸만 이혼률이 높아져가는지도 모르지요. 이제는 자식 때문에 무작정 참고 사는 여자들 별로 없을 것입니다. 

 

 

 

이미 세상은 타락할 때로 타락했고 무작정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었다라고 부모들의 결혼생활을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탓에 결론에 빨리 도달하는 것이지요.  부모중 어느 한사람의 외도, 노름, 알콜, 폭력, 의처(부)증세.....어떤 형식으로든 가정마다 문제없는 집이 없었고 이런 일들을 여자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나 힘이 들고 벅찼었던 우리들 어머니들은 장남이나 장녀에게 친구처럼 털어놓을 수 있었고, 그러면서 은연 중에 상처받은 우리들 세대는 이미 결혼의 어두운 단면을 많이 배우면서 다시 결혼이라는 제도에 들어섰던 것이었습니다.

 

젊은 날 그토록 사랑했었던 남편이 어느 날인가부터 정나미가 떨어지게 보기 싫어지고, 괜히 시큰둥해지는 중년의 아내들이 왠수처럼 등 돌리고 잠들면서도 그래도 이혼을 결행하지 못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아직도 -먹고 살 길이 막막해서-라고 합니다. 

- 먹고 살기 위해서- 미워하는 남자와 같이 살아야 하는 건 끔찍한 일이지요.

살아 주는 댓가로 「경제적인 보상」을 취하는 것은 그 대상이 여러 남자가 아니라는 점만 다를 뿐 몸을 파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게 일부 여권론자들의 주장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성(性)이 더이상 '동물적인 본능'이나 '교환가치'로 머물러 있어서는 곤란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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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서로를 갈라놓을 때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말을 주례선생님으로부터 간곡히 듣고 결혼이라는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일단 결혼했으니까 아이 펑펑 낳고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는 뉘앙스가 더 강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주변을 찬찬히 돌아보면 젊거나 늙거나간에 억울하게 사는 여자 참 많습니다. 상대방에게 무엇이든간에 매여 있는게지요. 폭력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복종 내지는 맹종하는 어리석은 여자.. 도망이라도 치지 그냥 어거지로 목 매달고 사는 미련한 여자...  도무지 알 수 없는 게 부부이며 결혼생활입니다.

사랑으로 사나.. 정으로 살지..정으로 사나.. 미운정으로 살지.그 미운정도 남아 있지 않다는 부부를 보셨습니까?

상대방에게 무관심의 극치를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부부처럼 의젓하게 행세하고 삽니다. 왜냐면 명예에 금이 가기 때문이지요. 신분사회에서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이혼이라는 명제 앞에 자유로운 이가 그리 많지 않음입니다.

 

저는 마흔을 넘긴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환갑은 커녕 한 오십만 되면 성에 대해서는 완전히 자유로와지고 (자유부인? 이 되겠다는게 아니라) 남자처럼 씩씩하게 활동하고 어디 내놔도 울 신랑 감시망 눈치보지 않고 살게 될 것 같은..중성적인 멋을 누리며 행복한 할매로 살아갈 기대감에 빠져 있었거든요. 어딜가냐 어딜갔다오냐 일일이 챙겨서 어떨 땐 좀 답답해서요. 그런데 그렇지도 않은가봐요.   의처증 걸린 남편들의 대부분이 자기 아내가 쭈그렁 할매가 되어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전혀 여자같지 않은데도 집요하게 의심하고 캐묻고 패고 부수고 하면서 알콜중독까지 겹쳐 앓는 것을 너무 많이 보았어요.  언제쯤 자유롭게 훨훨 여행도 다니고 맛집도 다니고 할 수 있을라나요?  내 스스로가 그 알을 깰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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