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어갈 때, 우주가 함께 움직입니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겨울...
걸어가면서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너무 피곤한 일상에 울고싶다는 딸내미의 우울감까지 다 내려놓습니다.
어차피 내가 대신 살아줄 수도 없는 것을....
지금의 현실이 모두 내 잘못과 지나온 과오때문인 것은 아닐까 자책감에 무기력까지 옵니다.
요즘 아이들의 일상에 대한 걱정까지 나는 너무나 많은 생각에 사로잡혀
삶 자체가 전혀 생동감이 없고 외롭고 답답해요.
저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주님.... 저 아이들을 붙잡아주세요.
살아계셔서 함께 하시는 주님을 가까이 느낄 수 있게 손 잡아주세요.
당신께 맡깁니다. 저는 그저 무릎 꿇을 뿐.....눈물이 흐르지만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회개의 눈물이길 간절히 원합니다.
내가 걸어갈 때, 우주가 함께 움직입니다.
저는 날마다 5km씩 걷는데 이번 달에는 165km 걸었습니다.
제가 걷기 운동을 할 때, 발바닥만 있으면 될까요?
아닙니다. 제가 걸어갈 때 저를 위하여 온 우주가 움직이면서 총체적으로 저를 돕습니다.
걷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저의 심장, 폐, 척추, 근육, 눈, 코, 귀, 발 같은 장기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저를 돕기 때문에 제가 씩씩하게 걷습니다.
만약 어느 하나라도 아프거나 기능을 못한다면 저는 걷지 못할 것입니다.
걷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중력’같은 보이지 않는 자연의 법칙을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제가 걷다가 저 우주 어디로 날아가 버리지 않습니다.
또 나라에서 만들어준 빨강 파랑 신호등은 건널목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도와주고,
물에 빠지지 말라고 다리를 놓아 주었기 때문에 편하게 강을 건넙니다.
걷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길가의 꽃들은 계절마다 다양하게 피어나
저의 걷기 길은 심심하지 않습니다.
산책길 곳곳에 있는 운동기구는 걷다가 심심하면 잠시 멈추어서 운동을 하고 가도록 도와줍니다.
또 여기저기 의자들은 아픈 다리를 잠시 쉬어가도록 해줍니다.
걷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시원한 바람은 이마의 땀을 씻어 줍니다.
등에 맨 가방속의 생수는 갈한 목을 축여줍니다.
핸드폰 가게 앞을 지날 때는 발랄한 음악이 엉덩이를 한번 신나게 흔들고 가도록 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걸어갈 때, 얼마나 많은 보이는 사물들과 보이지 않은 것들이 분주하게 협력하면서
제가 걷는 것을 도와주는지 모릅니다.
그냥 걷는 게 아니라니까요. ⓒ최용우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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