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도 방귀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향기
길을 걷다가
문득
그대 향기 스칩니다
뒤를 돌아봅니다
꽃도 그대도 없습니다
혼자
웃습니다.
詩 김용택
방귀
어떤 청년이 교회 안의 자매들에 대한 환상을 버리게 된 이야기입니다.
청년들이 교회에서 모임을 가지고 마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회장이 마치는 기도를 하고자 다같이 눈을 감았습니다. 회장이 기도를 하는 그 조용한 시간에 갑자기 귓가에 스치는 소리가..
뿌우 웅...
다름 아니라 방귀 소리였습니다.
그것도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기어이 더 크게 들리고마는 그런 방귀 소리...
회장은 놀라서 정신없이 기도를 마치고 눈을 떠 주위를 살펴 보았습니다.
그 날 따라 회장 자신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매들뿐이었는데 눈을 뜨는 순간 그곳에 모인 6명의 자매 모두다 마치 자신은 아니라는 듯이 자신을 향해 똑바로 눈길을 주는데 그때 그 형제는 자매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고 합니다.
향기도 방귀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아침마다 등굣길 출근길에서 스치는 사람들의 향긋하고 상큼한 샴푸냄새 비누냄새도 하루종일 공부하다 일하다 여러사람들과 뒤섞여 지내다보면 공기 속의 수많은 입자들과 만나 후즐그레해지고 땀냄새 몸냄새에 쩔어 어쩔 수 없이 민폐를 끼치는 경우도 가끔 있겠습니다. 분명히 향기로 출발했는데 냄새로 끝나는 하루!!! 여유롭고 평화롭고 따사롭고 행복한 노후를 위해 열심히 살았는데 그냥 별볼일없는 노인네에 불과한 세월!!!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 없는 세월의 나이테를 이젠 어쩔 수 없다는 말밖에..... 슬퍼지려고 합니다.
살다 보면 참으로 숨기고 싶은 일도 많습디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냥 숨기고 싶어서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하여 그냥 진실 아닌 모습으로 설 때가 많습니다. 위에 있는 이야기처럼 방귀 소리가 들키지 않았어도 만약 그 사실을 숨기고 있다면 멋모르고 그곳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은 그 냄새로 인해 힘겨워 할 수 있습니다. 사소한 것에 진실되지 못해 스스로가 그것으로 괴롭고 많은 이를 힘들게 만드는 일은 멈춥시다. 늘 진실됨으로 살아 모두에게 화목함을 주는 그런 사회가 그립습니다.
마음의 병은 깊어지고 썩고 곪아도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병이 깊을수록 더 웃고 더 말을 많이 하는 이도 보았습니다. 관심있게 사려깊게 사랑으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아채릴 수가 없었어요. 속은 곪아 터져 상처투성이면서도 언제나 의로운 척, 멋있는 척, 행복한 척... 자신과 타인을 속이며 서 있는 모습 ...견디기 힘든 아픔과 슬픔을 내색하지 않고 잘 포장하여 겉은 멀쩡한데 속은 썩어 문드러져 있는 상태로 살고 있지는 않는지요? 사랑이 없으면서 사랑하는 척하며 약한 자이면서도 강한 척하고 행복하지 못하면서도 행복한 척하며 그렇게 자신을 속이며 이웃을 속이며 외형적인 눈속임에 익숙해져 가는 것이 현재 우리의 모습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를 위해서 그래야만 할까요? 이젠 좀 더 솔직해지고 나에게 좀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지않을까요. 힘들면 힘들다고 가족들에게 친구에게 나아가서 믿음을 가진 형제들에게 더 나아가 하나님께 엉엉 소리내어 울어도 보고 투정도 부려보고요.
너무 외롭다 너무 힘들다 너무 캄캄하다.... 우리 모두가 겪는 이 아픔을 참지 말고 드러내어 함께 나눠봅시다. 사업이 무너지고 가정이 해체되고 극심한 경제난에 건강까지 무너졌어도 드러내놓고 의논을 해봅시다.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과 고통을 주셨느냐고 땅만 꺼지게 한숨과 불평을 하지 말자구요.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답니다. 가는 길 함께 손 잡고 동행하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손 내밀어 주십시요. 도움이 필요한 당신이나 일으켜줄 당신이나 서로가 서로에게 표현하는 이웃들이 되어주세요.
가까운 행정민원실이나 구청, 규모가 큰 교회 등 당신을 위해 기꺼이 수고해줄 이웃들은 의외로 많답니다.
문은 두드려야 열리니까요!
향기(香氣)로 가득찬 우리 가정 우리 교회 우리 사회 우리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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