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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한 하루/오늘보다 나은 내일

미행(微行), 미행(尾行), 미행(美行)

by Happy Plus-ing 2011.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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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행(微行), 미행(尾行), 미행(美行)

 

 

 

 

미행해 보셨습니까?


아니면 미행당해 보신적은 없으신가요?
사랑하는 사람의 하루 24시간을 일일이 체크하고 싶었던 적은 없으셨나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지요. 그 사람이 무얼하는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싶은 마음이요.
관심과 사랑과 집착이 뒤섞여 모조리 다 알고 싶고, 보고 또 보고 싶고, 내내 함께 있고 싶고...
스토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리포터가 거리에서 물었습니다.
남자들은 대체로 인간이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정 아닐까요?라고 반문했고, 여자들은 처음에는 은근히 뻐기며 즐기다가 나중에는 짜증이나고 두려워지는 단계까지 간다구요. 상대방에게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만으로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는군요. 무엇이든 상태가 지나치면 병(病)이라 부르지요. 연인이든 부부사이이든 서로 믿지 못하는 것만큼 불행한 일이 또 있을까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영문모르는 의구심들, 무슨 소리를 한다 해도 믿어지지 않고 어쩌다 한 번 어긋나기라도 하면 영낙없는 죄인취급하고요. 심하면 사람을 붙여 일거수 일투족을 필름에 담게도 하지요. 유명연예인들에게만 스토커가 붙는게 아니더라구요. 가끔씩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무슨무슨 비디오, ** 몰래카메라..같은 상식을 뒤엎는 얘기들이 순전히 남의 얘기만은 아닙니다.

 

나는, 우리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동선이 끊임없이 카메라에 찍히고 있다는 사실이 어떠신지요?
은행에 가도, 백화점을 가도, 동네 입구, 편의점 심지어 동네 왠만한 슈퍼에도 장착이 되어 있는  CCTV ..!
어떤 정신병자들은 공중 화장실에서도 볼 일보는 장면을 몰래 찍어본다더만, 지는 똥(?)도 안누고 사는지 원~~ 다 아시죠? 찍히고 있다는 것.. 그러나 별로 의식하지 않아도 될만큼 까맣게 잊고 사는 평범한 시민이기에...새벽 미명에 일어나 하루종일 종종걸음을 치다가 맨날 자정이 넘어야만 겨우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그냥 평범한 전업주부인 나.  해도해도 끝이 없는 집안 일에 녹초가 되어 어떨 때는 제대로 옷도 못 갈아 입고 텔레비젼 보다가 고꾸라져 잘 때도 있지요.
그렇게 편한 잠자리에 들지 못했던 날 아침은 어김없이 뼈마디가 쑤셔오는 고통을 하루이틀 겪어야하는 칠칠맞은 여편네.

문득..지친 오늘 다람쥐 체바퀴 돌 듯, 맨 그일에 그 모습에 지친 오후 나의 노동 반경이 얼마나 되는지, 도대체 나의 하루는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하루 일과의 에너지 소모량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어졌습니다.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나 이렇게 힘들다? 증명해보이고 싶어졌습니다.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거의 집안에서만 지내는 나의 모습을 찍는 거지요. 가만.. 그렇게하면 아무래도 옷 매무새.. 표정관리.. 걸음걸이.. 말씨..다 의도되어 나오겠네요. 그쵸?
누가 나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몰래 찍으면 모를까. 아니면 투명인간이 나를 찍던가.

 

 

주일학교 다닐 때 교회선생님들이 18번으로 하시는 말씀. -얘들아 예수님이 네 등뒤에서 니가 뭘하는지 늘 보고 계신다- 라고 하셔서 사랑많으신 예수님을 무시무시한 감시자 예수님으로 인식시켜 주셨지요. 그런데 물론 엄격하시긴 하지만 무지 사랑많으신 예수님인걸 알고부턴 마음이 평안해지면서 신앙생활이 그리 고달프지 않았거든요.  지내놓고 보니 나도 참 율법에 얽매여서 살았더라구요.

 

 

그런데요.  문제는요.

울 딸래미가 고딩이 되니까.. 남친이 생겼는지 외모가꾸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따라다니면서 지켜볼 수 없고, 밤 늦게 학원에서 돌아오는데

매일저녁마다 시내 학원까지 가서 데려올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딸에게 늘 동행하시는 예수님을 인식시켜주는 수밖에요.
--딸아! 니가 무엇을 하든 지간에 아.. 예수님이 싫어하시는 일이겠다 싶으면 하지 말거래이-

-이러구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배운대로 써먹는 중이지요.

ㅋㅋ아침에 학교에 가는 딸의 뒷모습을 보고 주님..

저 아이가 제 손에서 방금 떠나갑니다.

이제 당신이 따라 댕겨주세요..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그분이 항상 나와 당신과 동행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그 분 앞에선 언제나 촬영준비가 완벽히 되어있는 내가 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미행(美行)을 당하렵니다.

당신도 당해보시지요.

어차피 미행 당할바엔 셀프카메라처럼 늘 그분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살아야지요.
그럼 틀림이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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