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연수하다 이혼한다더니
사실대로 말하자면 [대한민국 면허증]을 손에 쥔지 보름이 넘어간다. 올 겨울에 정동진은 가야 하겠는데 가겠다고 자랑은 오만상 해 두었는데 어디 연수를 해야 맘이라도 먹어보지. 길 가는 사람 다 붙잡고 물어봐도 운전연수만큼은 남편하고 하면 절대로 절대로 안된다 하는데 이 호랑이같은 냄편이 다른 외간남자하고는 죽어도 눈을 못맞추게 하니 이 또한 절대로 가능할 일이 아니다.
별 수 없이 냄편이랑 연수를 해야 하는데 [오늘은 연수하러 나가보자]그럴까봐 사실 좀 두렵다. 내가 좀~ 둔한 여자던가. 나갔다 하면 분명히 사고칠텐데.. 그 숱한 남자들의 시선을 어떻게 물리치며 그 엄청난 수모를 어찌 겪으란 말이더냐. 예상문제로 모의시험을 친다 생각해보자. [자, 이쯤에서 우측 깜빡이 넣고 서서히...]하는데 급하고 불안한 나는 아마 우측인지 좌측인지도 분간이 안될테고..
그럼 아마도
[이런, 지랄도...]
[니, 미친나...]
[아이고 돌겠네. 181818...]
하다 급기야는
창문밖으로 집어던지기 내지는[내려!!!]운전석 바꿔치기 하려나 부다 하고 엉거주춤 내리는 새에 도로 한복판에 마누라 버려두고 결국은 횡하니 내빼는 사태가 벌어지고야 말라나~~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 의 최진실은 이경영하고 도로 한복판에서 키스씬이라도 찍었지 나는 도로 한복판에 버려지면 뭘 하냐 오늘도 바빠서 시간없다고 하는 말이 꼭 구원의 소식이다.
운전학원 선생님 曰
[싸모님. 연수는 남편과 하지 마시고 연수시켜줄 애인하나 만드십쇼]했었는데
참말로 그리할까부다.
2001년 9월 일기
이제 언젯적 이야기인가? 20년 다 되어가네요.
지금은 운전 고수가 되어 있을까요? 아니요... 아직도 핸들이 내맘대로 안되는걸요. 오히려 딸래미 아들래미가 더 자연스럽게 잘 하네요. 그래도 그렇게라도 배워서 이 나이 되도록 잘 써먹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가끔씩 친정엄마 뵈러도 살짝살짝 다녀오고 가끔씩 시어머니한테도 후다닥 음식 갖다 드리고 우리교회 할머니들 전용 기사노릇하고.... 운전은 필수라더니 진짜 필수인 거 같아요. 나이들면 반납하겠지만요. 아직도 내 작은 애마는 잘 굴러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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