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도 감사한 하루/오늘보다 나은 내일

김치찌개 끓이는 법^^

by Happy Plus-ing 2001. 12. 18.
728x90

김치찌개 끓이는 법^^

 

 

2005년 중국 연변 교회학교에서

 

김치찌개 못 끓이는 여자 보셨습니까? 다 끓일 줄 압니다.
남자들이 더 잘 끓이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김치찌개의 재료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 있습니까? 없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재료가 김치일것이고 김치 중에도 약간 신김치가 제격일 것이고
김치자체가 맛이 없으면 김치찌개 또한 맛 없습니다. 정말 없습니다.

김치찌개는 정말 끓이기 쉽습니다.
아닙니다. 김치찌개는 정말 끓이기 어렵습니다. 요리책에도 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터득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더군다나 자취생활 경력 쌓이면 아무도 못 말립니다.
김치찌개앞에는 끓이는 사람의 이름을 갖다 붙여도 됩니다.
집집마다 김치의 맛이 다르고 볶는 순서가 다르고 들어가는 재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좋아하는 육고기를 넣어 끓일테고 어떤 이는 흔한 생선캔 하나 뚝 따서

보글보글 끓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예 전골냄비처럼 김치찌개는 찌개인데 두부 한바퀴 어묵 한바퀴 풋고추 한바퀴 버섯 한바퀴
중간에 파 썬것 얹고 홍초 어슷하게 썰어 살짝 얹어 식탁에서 보글보글 끓이면서 먹는 집..
실제로 있습니다.

또한 매번 같은 사람이 끓여도 끓일 때마다 맛이 다른 것 또한 김치찌개입니다.
느닷없이 별로 반갑지 않은 밥손님이 왔을 때 김치찌개 끓입니다.
실컷 시장에서 무겁게 장을 봐다가 식구들을 위해 막 요리를 시작했을 때
저녁 먼저 먹으라고 전화가 오면 맥 빠지면서 대충 끓여먹게 되는 것 또한 김치찌개입니다.
이럴 땐 재료도 별로 안들어갑니다. 끓이는 재미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김치찌개는 먹성좋은 아이들이 게걸스럽게 먹어줘야 살아있는 기분이 듭니다.
자신이 최선을 다했다는 감명을 받습니다.

저는 김치찌개를 대충 이렇게 끓입니다. 돼지고기를 마늘과 함께 다글다글 볶다가 고추장 한 스푼 넣고
갖은 양념으로 고추기름 동동 뜨게 하고 큼직큼직하게 썬 두부얹고 굵게 파 썰어 얹어
뜨듯한 아랫목에서 냄비째 끌어안고 먹어보면 부잣집 사모님 부럽지 않습니다.

남자들은 이렇게 말한다지요?
젊어 초반에는 이쁜 것 탓하다가 나이들어 익숙해지면 못생긴 건 용서해도 요리못하는 여자는 용서가 안된다메요.

여자들도 할 말 있어요. 먹어주는 사람이 이쁘면 목숨걸고 요리한다구요. 김치찌개 하나에도 고봉으로 얹은 밥 뚝딱 해치우면서 이마에 송송한 땀 쓰윽 닦으며 꺼~~억 자~알 먹었다 해 주면 하루가 행복한게 여자라구요.

김치찌개는 사랑으로 끓여야 맛있구요.
김치찌개는 사랑으로 먹어야 맛있어요.

728x90

'오늘도 감사한 하루 > 오늘보다 나은 내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염색할 때  (0) 2002.01.11
맏이가 된 책임  (0) 2001.12.26
불효일기  (3) 2001.11.28
향후 20년 인생설계  (0) 2001.11.17
운전 연수하다 이혼한다더니  (0) 2001.09.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