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꿈꾸는 당신에게
이혼을 꿈꾸어 보셨습니까?
그런 적이 한번도 없었다면 당신은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아픈 상처를 딛고 홀로서기에 성공하셨습니까?
마음을 다해 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어제 두 딸을 데리고 남편과 별거 중인 새댁을 만났습니다. 쾡한 두 눈만큼이나 그녀의 마음속은 보나마나 허허벌판 먼지 풀썩이는 황무지일 것이 분명합니다. 내가 잘 했건 상대방이 잘 했건 그런건 아무 문제도 아닙니다.
그저 바람 앞에 흔들리는 연약한 촛불같아 보여 안쓰러웠습니다. 헤쳐나가야 할 파도와 넘어야 할 산이 눈에 훤히 보였습니다.
예전엔 나도 혼자 살아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던 패기넘치던 때가 있었습니다. 남자.. 까짓 거 ...
그러나 아직까지 이 사회가 이혼한 여성을 보는 시선이 곱지를 않고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불이익을 당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마음으로 느끼는 상대적 곤고함이 사람을 초주검으로 몰아갑니다.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했습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오죽하면, 오죽했으면 그리 마음 먹었겠나 싶어서...
별거하다가 이혼까지 끌려가든 별거하다가 다행히 다시 합치든 당사자들이 좋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몇 년전, 저희 이웃에 이혼을 하려던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들 사이에 여섯 살배기 딸아이가 하나 있었는데요.
우여곡절을 다 겪고서 마지막 판결을 앞두고 법원앞 다방에서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이 아이가 새우깡 한 봉지를 뜯어 엄마 입에 하나, 아빠 입에 하나,그리곤 지 입에 하나.....
거기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내가 남편에게 남편이 아내에게 눈물을 쏟아내며 다시 한번 살아보자 ... 하고 새 출발 했는데 지금 그 부부 잘 살고 있다합니다.
너무 상투적인 이야기였습니까?
이젠 예전과 사고방식이 많이 달라지고 더더욱 신세대들의 결혼관은 상상을 초월하여 경악할 정도로까지 파격적이니까.
이런 이야기들이 얼마나 식상할지 저도 잘 압니다.
어떨 땐 할매인 저마저도 한번 살아보고(겪어보고) 결혼하면 참 좋겠다 싶을 때 있던걸요. ㅎㅎㅎ
바야흐로 결혼시즌이 되었네요. 생각만 해도 예쁜 신랑신부들이 푸른 오월의 하늘아래 얼마나 반짝반짝 빛이 날까요?
결혼하기 전에, 결혼서약을 정신없이 하기전에, 남들 다 하는 똑같은 식순에 의해서, 똑같은 화장에, 똑같은 웨딩마치에,똑같이 생산되어져 나오는 수많은 커플 중의 위태로운 한 쌍이 되질 말고 서로가 서로에게, 내가 나에게,
성숙해지고 온전해지는 진정한 의미의 결혼을 위해 오직 이 사람만이 결혼에 있어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확신하고
신(神)이 내리신 단 하나뿐인 나의 분신인 줄 알고 죽음이 둘을 갈라놓을 때까지 끝없이 희생하고 참아낼 것을 다짐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으면 참 고맙겠습니다.
사족하나..
사람 사는 일이 어느 것인들 쉬운 일 있겠습니까만
결혼생활...
보기보다
생각보다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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