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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한 하루/오늘보다 나은 내일

방송통신대학ㅡ졸업할 확률

by Happy Plus-ing 2003.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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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옛날 화단

 

방송통신대학ㅡ졸업할 확률

 

나는 무얼할까...
서양화를 전공한 친구네 거실 벽면엔 본인의 작품인 대형 수채화 한 폭이 아름답고 취미로 배우다가 갤러리에서 도자기 전시까지 하게 된 내 또래 * * 님은 올망졸망한 도자기 인형들을 자식마냥 안고있는 모습이 그렇게 행복해할 수가 없습니다. 첫 솜씨로 구운 투박한 링 타이를 선물 받았을 때는 뭐..별로.. 싶었는데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로 남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무엇보다 본인이 느끼는 성취감때문이었는지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그녀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남편의 잦은 출장으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유용하게 쓸 꺼리를 찾은 것이 도자기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는데, 참으로 건전하고 유익한 선택을 했음에 부러움과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친구는 화가나 미술선생님이 되었으면 딱 좋았을 타입인데...전혀 전공하고는 무관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데 시절을 잘못 만났는지 자신을 위한 이기심이 부족한거였는지, 잠깐 쉰다는게 아마도 아주 손놓고 살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러나 언젠가는 좀 더 나이 들고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되면 전적으로 매달릴 수 있는 작업세계가 있으니 행복한 노후를 보낼 것 같은 예감에 그 역시도 참 부러운 사람이에요.

아름다움에 대한 미래적 소망.. 뭔가 표현해내고 싶은 고민이 충만한..그리하여 산그늘에 노을빛이 잠겨드는 고요로운 노후.. 나 역시 마음만이라도 그렇게 아름다움을 표현하면서 살고 싶군요. 너무 꿈같고 감상적인 소리인가요? ㅎㅎ

여자가 공부는 무슨.....
옹색한 살림살이 부담스런 식솔들 솔직히 형편이 이러이러하니 공부는 이담에 하면 안되겠니? 하고 부모자식간에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다면 훨씬 좋았을 그 시절. 그리 원망없이 살았지만 돌이켜보면 전혀 후회없는 것은 아니에요.
다행스럽게도 그나마 내가 그리 학구적이질 못했던지 아니면 현실에 적응능력이 좋았던지 부모님과 자상하신?? 선생님의 권유를 고분고분 받아들여 학업은 진작에 포기했고, 동생들 뒷바라지 한답시고 돈도 벌어보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키우고 또 이렇게 늙어가니 그냥 보통사람처럼 잘 살아내고 있다고 해야 합니다.

사는데 별 지장도 없었고, 아이들이 숙제할 때 대답못해 궁색하게 쩔쩔매본 적도 그리 많진 않았어요.
지식이야 바닥난지 오래지만 살면서 체득한 요령과 지혜로 잘 버티고 있는 중이니까요. ㅎㅎ
동생들이 수재소리 들으며 대학을 다녔으니 필경 나도 도전해보진 않았지만 꿈만 악바리같이 야무지게 꾸었어도 남들처럼 그 레벨에 맞게 지금보다는 또 다르게 살았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모르긴 몰라도 공부를 계속했다면 일등은 못해도 열심히는 했을 것 같아요. 원래 궁금한게 있으면 잠도 안오고 밥도 잘 안 먹는 버릇이 있으니까. 학구열은 호기심과도 연결이 되니까.

4 % 에의 도전 !!
일생을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선택의 순간에 놓이게 되지요. 이 선택은 하루의 생활속에 영향을 미치는 아주 자그마한 것에서부터 평생을 좌우하게 되는 것도 있어요.
나도 얼마전에 신중하게 선택을 해야 할 일을 저질렀어요. 학력에 대한 컴플렉스가 내겐 없다라고 생각하는데 정작 울 신랑에게 나의 학력문제는 그리 간단한 것만이 아니었더군요. 나와 결혼할 당시에 신랑 주변에 그 많고 많은 대학생들과
이미 졸업하여 대학병원 인턴이었던 예비신부감도 있었다고 했으며 ??? 선배나 스승님들이 나의 학력을 문제삼았었노라 하니 어이가 없었어요.
그래서 가난한 백수 아줌마..  집에서도 할 수 있다는데 용기가 생겨 방통大라는 이력을 얹을려고 일 저질렀어요.
친구가 많이 거들어주었구요. 장학금까지 줬어요. 활력을 가질 수 있고 뭔가 매달릴 일이 있으면 행복해질거라구요.
이왕이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영어나 중국어같은 어학을 전공하면 어떻겠냐는 주변의 이야기는  정말로 그야말로 택도 없는 소리구요. 내가 어리버리하는 와중에 우리 애들 다 졸업할텐데요.
고민하다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했어요.
국어국문학과.. 순전히 국민학교때 받아쓰기 하나 잘 했던 자신감으루요. 벌써 지난 달에 출석수업도 마치고 출석수업에 대한 평가시험도 끝냈거든요. 그런데 교수님의 말씀중에 마음에 안드는 부분 있었어요.

- 여기 모이신 분들은 그래도 다 먹고 살만한 분들이지요? - 그런데 그렇지 않았어요. 출석 수업중에 밥 같이 먹은 罪로 작은 동아리를 하나 만들었는데 47살 왕언니로부터 32살 새댁까지 다양하게 모였는데 다들 사연이 있더라구요. 지금 먹고 살만하다 라고 지칭받기 위해서 오래전에 희생하고 댓가를 치른 부분이 분명히 있었을거라고 생각해주지는 않으시구.
들어가기는 쉬워도 졸업하기가 어렵다는 소린 진작에 들어 알고 있었지만 교수님 말씀중에 4년만에 졸업하는 확률이 

4 % 밖에 안된다네요. 열심히 하면 5년에서 7년정도 느긋하게 맘 먹으면 졸업할 수 있다는데요.
괜히 시작했나 싶게 후회도 되고 낙심도 되는데....

울 신랑한테 얘기하니까.. - 4 %에 도전하면 되겠네.. 동아리 이름도 4 %라고 짓지 - 하네요.
자기 일 아니라고 얼마나 쉽게 얘기하는지..그래요. 되든 안되든 4 % 에 도전할려고 목표는 세웠어요.
방송강좌도 일주일에 두어번 들어야 하고, 녹음테이프 강의도 한 학기분 20개나 있고, EBS라디오도 월요일 새벽에 들어야해요.
그냥 속성으로 글쓰기 이론이나 배웠으면 싶은 마음으로 쉽게 마음먹었는데 그게 아닌 거 같으니 큰일났어요.
글쓰는 법을 배우는 곳이 아니래요. 아이고 이를 어째요. 왜 컴퓨터학원에 가면 기초말고 태그나 배웠으면 싶은 그런 심정 아시죠?

그런데 사실은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방통大생은 없다고 다들 그러시네요.
진짜에요? 그럼 뭐하러 돈내고 학교에 다녀요? 나는 열심히 공부할거에요. 잡념을 없애는데 공부만한 거 있나요.
앞으론 취미가 공부라고 말할래요 ㅋㅋ..비밀로 하려고 했는데.. 공부하면서 접하는 이런저런 얘기들도 쓰면 재미있을 거 같아서 공개하는 겁니다.
목표를 정했으니 이제 열심히 공부하면서 쓸려고 해요. 예전에 써둔 詩라고 적은 것들을 다시 읽어보니 아주 가관이더군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겁대가리없이 아무글이나 막 써서 올렸는데 앞으로는 아무래도 좀 조심스러워질 것 같아요.

내 나이 환갑 때 쯤 출판기념회는 하고 싶어요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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