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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한 하루/오늘보다 나은 내일

좋은 그림

by Happy Plus-ing 2003.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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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날 이후 10여년 뒤 딸래미는 여기에 있습니다. ㅎㅎ

 

좋은  그림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아장아장 걷는 아이가 있는 집에선 의례껏 재밌자고 물어보는 화제입니다.
굳이 대답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아이가 갸우뚱거리며 나름대로 고민하는 듯한 모습이 이뻐서 자꾸 건드려 보는게지요. 아무리 어린애기일지라도 딱 부러지게 엄마가 더 좋다 아빠가 더 좋다라고 말하는 아이 별로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만약에 누가 더 좋다라고 말했다해서 진짜로 삐질 엄마아빠는 이 세상에 없기에 아무렇게나 대답을 해도 되건만 아무래도 엄마아빠 모두다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꼬맹이들에게도 본능적으로 있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행복한 그림이지요?

그림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만 그림을 그릴 대상이 정해지면 하얀 캔버스에 4B연필로 쓱쓱 스케치를 하더군요.
연필 쥔 손을 주욱 뻗어 눈가늠으로 이리저리 재는 걸 보았는데 아마도 가장 좋은 구도로 나누는 작업인듯 한데요.
화가 친구에게 물어봐야 되겠네요.
어쨋든 눈을 가늘게 뜨고 몰두하는 모습 정말 멋있습니다.



좋지 않은 그림

울 딸래미..자타가 공인하는 성격좋고 한 터프하는 나에겐 둘도 없는 이뿐 자식입니다.
엊그제 주일 예배시간에 찬양단에서 키보드를 연주하며고개를 끄덕거리며 열심히 찬양하다가 나랑 눈 마주치자
선 머스마같이 한쪽 눈 찡긋해보이는데 참 환장할 정도로 이뿌더군요.

갑자기 떠오르는 옛날 기억 하나..
딸래미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예전 어느날 방과 후에 전교에서 1등하는 같은 반 여자 친구가 자기집에 놀러 가자고 해서 따라갔었답니다.
띵똥 !! 띵똥띵똥 !!
부잣집 아파트 현관 앞에서 문을 따주는 친구의 엄마와 우리 딸래미의 눈이 마주쳤습니다.
한 눈에 부티나는 아이는 아닌 우리 딸.. 귀여운 내 딸을 문전박대한 사건이 그 날 있었습니다.

이뿐 내 딸을 보고 밉게 생긴(보나마나) 즈이 딸의 가방을 건네받으면서
_ 니는 몇 등하노?
순간 우리 딸래미 속으로 자기등수를 떠올리며 허걱 ^^
너무나 예상치 못한 질문에 미처 대답을 못하자 돌아서서 못생긴 즈이 딸에게
- 반에서 10 등안에 들지 않는 애하곤 놀지말라 캤제?
그날 우리 딸래미 자기가 몇 등이고 아니고가 문제가 아니라 마귀할멈을 보고 온 듯한 지울 수 없는 충격에 휩싸여
한동안 그 얘길 하고 또 하고..
친구조차 가려서 사귀어야 할 정도로 자신의 아이에게 거는 기대와 열정이 특심합니다.
그것뿐이겠습니까 하나를 보면 열을 알지요.
그 지극정성이 깍은 듯 잘 다듬어진 엘리트 여성 하나 지금 남산동 언저리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작년에 아빠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는데도 사는 형편도, 두 모녀도 여전히 씩씩하고 여전히 건재합니다.
전교 1등 자리를 지키는 것도 여전하구요. 부자도 하늘이 내리고 천재도 하늘이 내리시는지 두루두루 끄떡없음이 그저 놀랍습니다.

사회를! 대한민국을!
세계를 이끌어갈 5 % 가 되기 위하여!!

어떤 저명인사가 ↑이렇게 강연했다 하더군요. 어차피 세상은 선두그룹에 의해 굴러간다구요.
공부에 취미없는 놈 억지로 공부시키지 말라구요.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 하게 냅두라구요.

우리집도 그래요.

아이가 중학교 3학년때 전교회장 한답시고 공부는 뒷전이고 맨날 축제준비다 회지발간이다 하고 돌아다니니 속이 터진 즈이 아빠.. 딸을 앉혀놓고
'너 공부 취미없냐? 하기 싫음 아예 중학교 졸업하걸랑 공장에 취직해라. 돈 모아서 시집가든지  너 하고 싶은 일 하고 살면 되잖냐?'
말이 그렇다는거지 진짜 속마음이 그랬겠습니까?
아 그런데 우리 딸래미 그 말을 곧이곧대로 심각하게 생각했었나봅니다. 고등학교 원서를 쓸 무렵에 잠깐 고민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그러나 일단 제도권안에 있는 학생 신분일때에 원없이 공부해봐야지 공부도 다 때가 있는거지 결과야 잘못될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그 주어진 시간속에선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요.
그래야 후회하지 않겠지요.

그나저나 울 딸래미 원하는 대학에 처억하니 붙더래도 입학금 등록금 걱정없이 맘놓고 다닐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해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는 넉넉지못한 살림이 아이앞에 부끄럽습니다.
옛날에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일류대학도 가고 자수성가하여 출세도 하더만 요즘은 누구나 공감하듯 공부할 여건이 잘 조성된 집 아이들이 훨씬 능률적으로 공부도 잘하고 체력관리도 잘 됩니다.

오늘 이밤도 밤잠 밀어내며 공부에 전념하는 ㅋㅋ~~울 딸래미 옆에서 컴퓨터 만지고 노는 철없는 이 아줌마

그래도 꼴에 명색이 엄마랍시고 한마디 합니다.

딸아..
산다는게 어디 날마다 직선코스에, 날마다 순탄한 항해만 있다더냐.
정상을 밟기 위해선 때로는 내리막길도 걸어야할테고 거센 풍랑에 좌초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을텐데
눈물의 골짜기를 걸을 때와 두려움의 폭풍을 만날 때도 너를 지으신 창조자를 기억하고

범사에 그를 인정하면 돕는 손길이 너를 어루만지시며  너의 탄식이 변하여 찬양이 되게 하시리니
어떤 순간에도 두려워말고 담대하기를 기도한다.

무엇이 되겠다는 목표보다 어떤 사람이 되어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건지에 대해 너의 오늘을 잠시 점검하고
너의 내일을 그림으로 그려보아라. 좋은 구도의 좋은 그림이 되도록 오늘 너의 고민이 충만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2003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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