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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한 하루/오늘보다 나은 내일

지킬박사와 하이드

by Happy Plus-ing 2003.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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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박사와 하이드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람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절절한 가사에 애끓는 곡조에 슬픈 뮤비에... 아직도 슬픔이 전해져옵니다.
하덕규씨가 불렀던 노래를 가수 조성모씨가 리메이크해 인기를 모았던 곡이었지요.

 

 


등 넘어....
어떤 노인이 임종을 앞두고 슬퍼하는 늙은 부인과 자식들에게
꼭 해야만 할 말, 차마 하지 못할 말이 있어 속 태우다가
마지막 숨이 넘어갈려는 찰라에 - 등 너메... 등너메... 하다가 숨을 거두었답니다.
유언은 미리 다 했었고 마지막 숨이 멎는 순간에 하려던 말
등 너머...가 무얼까를 고민하던 유족들이 산 넘어 무슨 감춰놓은 재산이라도 있나싶어 찾아나섰다지요.
수소문끝에 알아낸 사실은 숨겨놓은 자식과 부인이 있었다는 슬프고도 꿀꿀한 얘기..
믿을만한 얘기인지는 모르지만 많이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친정아버지가 많은 차도가 있어서 퇴원하시고 통원치료 중이십니다.
아직 거동이야 못하시고 앙상한 뼈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병원밥 한 달 질렸다가 집에 오니 살 것 같다고 하시는데
울 신랑이 분위기 띄운답시고

- 장인어른. 어디 감춰논 밭뙈기나 통장 같은 거 있으면 진작진작 장모님께 알려주이소..- 했는데..
아버지가 상당히 불쾌해하셨다는 후문! ㅎㅎ
밭뙈기나 통장이라고 했기 망정이지 숨겨논 자식 얘기했더라면~~~ ㅠ.ㅠ

요즘 저녁드라마와 아침드라마 세 군데서 서로 의논이나 한듯이 본인도 모르게 어딘가에서 자신의 아이가 자라고 있는 내용이에요. 방송국에서는 왜 맨날 똑같은 시간에 비슷한 포맷으로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우롱하는지..
[노란손수건] 미혼모 여주인공이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그래도 봐줄만 하더니 며칠전엔 급속도로 몇 년을 뛰어넘길래 그 다음 갈등단계로 갈 준비를 하는가 보다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그저께(어제는 못 보았음)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친 아버지에게 들키는... 그래서 그 뒷 얘기들은 앞으로 굳이 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뻔한...
남편 曰 - 요즘 작가들 제 정신 아닌 사람 많아....
작가들의 정신건강상태를 운운하는 것은 너무나 왜람된 일이고 사실 드라마는 현시대를 반영하는 것이니까..
우리가 알지 못하고 이해를 못하는 것뿐이지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 일일까..


실제로도 우리 동네에 잘 아는 스무살 초반 딸아이 하나가 임신했다는 소문이 무성해서 무슨 소리냐고 그럴리가 없다고 믿을 수 없다 했는데 정작 본인조차도 예의 그 날씬하고 쭈욱 빠진 몸매로 나타나 웃기는 소리라며 일축하고 웃으며 안녕했는데 사실적으루다가 알고 봤더니 정말 애기엄마가 되어 있다는 사실.
아이 아버지와 결혼시킨다는 조건으로 소문을 막는, 그런 현실속에 살고 있습니다.
세상엔 내가, 우리가 모를 일이 수두룩합니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일이 더 많습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


웹 생활 2년 차...
그동안 나도 참 많이 변해 있습니다. 갇혀있던 자아가 푸른 창공을 만난 듯 자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도 보았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넘치는 사랑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법과 나를 지키는 법을 조금씩 터득합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남을 사랑할 수 있는 첫걸음임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 고마운 것은 아닙니다. 알고 있다는 것과 할 수 있다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에 알고는 있지만 할 수는 없는 것이 너무나 많음에 놀랐습니다.
아침에 눈뜨면 맨 먼저 무얼하고 싶은지 그것이 평생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진정한 나의 일이라 들었습니다.
맨 먼저 눈 뜨면 하고 싶은 일.. 내게도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강렬하게...낮에는 지킬박사? 밤에는 하이드? 말이 되는지 몰라도, 어쨋든 새벽부터 하루종일 열심히 주어진 사명감당하며 살려고 애쓰고 늦은 밤 세상이 고요히 잠들기 시작하면 허물을 벗듯 머리 풀어헤치고..그때부터 자유부인입니다. 내 속에서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것들을 붙잡아놓고 싶은데 이중인격자라는 소리는 듣기 싫지만 다양한 나를 표현하는 방법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년여동안 내 속에 또 다른 내가 얼마나 여럿인지 자판을 두들겨대면서 울고 웃으며 실감한 날들이었습니다.
감정의 수위를, 눈높이를 최대한 조절하고자 애를 썼었고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 있어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는 가급적 피하려했습니다. 내가 누구인가를 아는 이들이 있기에 불편은 하지만 또한 나를 추스리고 제어하는 멈춤장치가 되기도 했습니다.
다른 돌파구를 찾고 싶습니다.
철저히 하이드가 되어 마음껏 표현하는 자유.. 그것만이라도 누리고 싶어 요즘 안달이 났습니다.
어디가서 내 자식 내 맘대로 실컷 사랑하며 키우고 싶어요.


내 속엔 또다른 내가 있어 내 속엔 내 힘으로 걷어낼 수 없는 어둠과 내 속엔 내가 건널 수 없는 슬픔의 골짜기가 깊어
내 속에 웅크리고 있는 또 다른 나의 등에 업혀 깊고 깊은 골짝을 훨훨 날며 건너고 싶습니다.
200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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