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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한 하루/오늘보다 나은 내일

개근상이 뭐예요?

by Happy Plus-ing 2003.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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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근상이 뭐에요?

 

개근상이 어떻게 생겼나요?
학교 다녔답시고 한번도 개근상이란 걸 구경못해 봤으니 참으로 궁금해요.
개근상.. 그거 한번도 결석하지 않으면 받는 상 맞지요? 그런데 나는 왜 받지 못했을까요?
어릴 때는 맨날 골골 아팠다치고 중고등학교 때는 농땡이쳤을까요?
아이구 내 과거 내가 참 궁금타. 그러고보니 울집 자슥들도 개근상 타온적 별로 없네.
(오늘도 울 딸래미 독감으로 결석중임댜)
그 나물에 그 밥이고 ..그 에미에 그 자슥들 ..누굴 탓하겠어요.

무대뽀 쥐뿔 개똥철학도 없는 엄마 그저 가기 싫다 하면 그래 나도 그럴 때 있더라 싶고
그저 학교 가기 싫어 죽겠다 싶은 눈치면 내가 먼저 오늘 쉴래? 하고 선심쓰듯 물으면
끄~~응.. 하면서 그래도 가야쥐..하고 나서걸랑요. 고거이 나의 전용수법인디..
가기싫고 하기싫은 걸  억지로 안 시키는 걸 무슨 대단한 이해심인 척 무~~쒹한 내 탓이지요.
정말 똑똑한 엄마들은 지혜롭게 잘 구슬러 똑부러지게 교육도 잘 시키더만.
입이 열개라도 할 말 없음
그냥 하는 소리 아니고 정말 잘난 마누라 똑똑한 아들래미들을 둔 나의 동창 曰
"니 약오르라고 하는 소리는 아이데이"
하고 뜸들이고는 이번 시험에 두 자슥놈들이 또^^(매번이거든요) all 100 맞았다네요.
우와.. 절대 약 안오르지 걍 속상치. 그저 내 새끼들 눈 부릅뜨고 족치면서

"아무개는 올백이라는데 니는 뭐꼬 똑같이 학교가방 둘러메고 똑같이 다녀오겠습니다..하고
똑같이 하루 세끼 밥 잘 묵는데 왜 갸는 1등이고 왜 니는 10등이냐"
하고 싶은데 꾹 눌러 참습니다.
남들 학교가서 공부할 때 맨날 저그 애비에미 싱겁구로 학교갈 얼라들 데불꼬 전국을 휘젓고 다녔음시롱
이제 와서 얼라들 탓할 자격 없지요.

이뿐 딸래미 야자마치고 돌아온 늦은 시간 야참먹으며 신형 MP3를 사달라네요. 당당하게..
전교등수가 무려 20등이나 올랐대.
(도대체 지금 몇 등이길래 ㅋㅋ)
"그래 해가지고 원하는 대학교에 가겠나 쪼메만 더 해주라.."
"에헤이 기다려보라카이. 그기 우째 대번에 된다카더나.."

이런 낙천주의 가시나이 보았나 저래 맘묵고 우째 그 어려븐 대학엘 가겠다꼬 내 참 속이 확 디비질라카네.
낮에 친구에게서 들었던 말도 확 올라올라카고.

일년 삼백예순닷새날 중에 빨간 날 빼고 학교 가는 날 중에 진짜로 한 번도 결석하지 않고 출석했다면
그냥 개근상만 줄 것이 아니고  그보다 더 큰 상을 줘야해요.

말이 쉽지 그게 어디 가능키나 한 일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갸우뚱^^ 이해가 안되요.
애들 한창 키울 때 보니까 시어머니 권사취임식도 있었고 이어서 환갑잔치도 했었고,

고모 이모 결혼식도 있었으며 남편 외증조할머니 돌아가셨을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집에 아이들만 달랑 두고 갈 수가 없어 에~~~라이 까짓거

함께 가자 !! 하고 동행하느라 이래저래 다 빼먹었으니 그 흔한 개근상하고 인연이 있을턱이 있냐고요.


그러니 공부는 언제 해요.
남들 공부하고 있는 시간에 부침개 쪼가리나 먹으며 배 두들긴 댓가지요. 마구마구 화가 나요.
시집일에 팔랑팔랑 신이 나서 아이들 학교 안 보내고 앞장세워 다니는 며느리 보셨어요?

나도 똑같은 며눌인데 워찌 내 새끼들 학교 빼먹고 울라라 신나서 팔 걷어부치고 잔치챙겼겠어요.
우째해서라도 아이들 핑게를 대서라도 빠~~~지고 싶지.. 고거이 며눌 심뽀인디..
그런데 이시형박사님이 어느날 텔레비젼에 나와서 요런 이뿐 말씀 하시대요.

개근상 타는 인간이 더 이상한거라구요. 그 집에는 할매 할배도 없고 고모 이모도 없느냐구요.
맞어요맞어..백번 옳으신 말씀이라굽쇼. 인간이 뭐에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거이 인간이래요.
그 소리 들으니 맴이 좀 편하대요.


그래..학교는 결석했어도 공부는 좀 덜했어도 인간은 되었겠쟈? 요렇게라도 위안을 삼는 내가 참 웃기지요.
자기 합리화 점수 all 100 이에요.끄응~~
겨울방학 될려면 멀었는데.. 이번 가을엔 단풍놀이도 못 갔는데..

결석을 시켜서라도 설악산 한바퀴 휘익 돌아오고 싶은데..

이만하면 많이 참는건데...
200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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