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토니안을 좋아해
낮에 파손방지 처리가 된 자그마한 우편물 하나를 받았다. 한 눈에 무슨 씨디임에 분명한데 딸래미 이름으로 온 거라
책상 위에 갖다 두고 잊어버렸는데 오밤중에 파김치가 되어 돌아온 딸.. 우편물을 보더니 꺄악~~~~ 선머스마처럼 펄쩍펄쩍 뛰고 넘어간다 넘어가.
요즘 시셋말로 막 뜨고 있는 10대 락그룹이라는데 이름을 분명히 들었는데 또 까먹었다. 그렇다고 굳이 궁금하지도 않아 다시 안물어보았다. 벌써 인터넷에 친필싸인이 들어 있는 씨디 한 장에 몇 만원씩 프리미엄이 얹혀져 흥정이 붙고 있다 하니 알다가도 모를 세상이다. 그게 어디서 온거냐고 물었더니 얼마전에 유명한 그룹 가수 아무개가 중고교 아이들 교복사를 창설했는데 거기서 예쁜 교복 응모전이 있었단다. (요새 생각해보니 토니안 이었음)
'고3'이 세~~~상에.. 거길 응모해서 4등이 되었다네.. 1등도 아니고 2등 3등도 아니고 기껏 4등^^ 하기사 1000명 가까이 응모해서 100등안에 들었으면 칭찬해줄 만은 하지. 이것도 싸인이라고 나 참 ~~@.@
그야 말로 싸인이라고 써 놓은게 꺼깨이(지렁이) 기어다니는 듯 가관이구마는 씨디가 좋기도 하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그룹 멤버들이 돌아가며 하나씩 싸인한 그 흔적들이 손때가 묻었다는 자체가 그렇게 좋단다. 가슴에 품었다가 뽀뽀를 했다가... 생쑈를 한다. 아마 백만원을 준대도 안바꿀 것 같다. 어릴 때 즈이 엄마가 도시락에 넣어준 메모지 한 장도 버리지 않고 스크랩하는 놈이니.. 카메라폰으로 열심히 찍더니 제 컴에 저장도 하고 친구들에게 열심히 문자메세지 보내고 내일 아마 교실안에서 잘난 척 하느라고 방방 뛸 딸래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도 메일을 쓰기 전엔 친필 편지 많이도 써줬구만.. 나의 그 멋드러진 필체로 친히 하사한 장문의 편지를 받을 때는 씨익 웃는게 고작 고맙다는 인사더만.. 괘씸한 놈^^
성격이 좋은건지 신앙이 좋은건지
딸아..내 너를 사랑하는 이유는 스타들의 씨디 한 장이 좋아 방방뛰는 천진난만함도 아니고 재주꾼이라 상도 잘 타는 네가 이뻐서도 아니다. 스타의 씨디 한 장을 받아들고는 한다는 말이 - 그래.. 기다려라 내 너희들을 꼭 나의 소속사로 영입시켜 줄끼구만. 씨디가 들었던 포장지를 폰으로 찍어 컴에 저장하면서 - 언젠가 이 교복사에 취직하러 갈 때 이것도 하나의 플러스점수가 될끼구만. 그러더니 - 대학만 가면 본격적으로 PD시험 준비할끼구만..
아.. 도대체 그 꿈들 중에 어떤게 진짜 꿈이고 목표인지 당췌...
그것도 그렇지만 내일 모레가 수능일인데.. 쟈가 정신이 있나 없나.. 성적이 제자리 곰뱅이라 풀이 팍 죽어 있다가 활력소가 되어 기분 UP된 것 까지는 좋은데, 한 순간이라도 고3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까 싶은 노파심으로 딸아..시험당일날 절대로 긴장하면 안된다 카더라...그리고 지금부터는 그동안 정리해 둔 노트를 중심으로 재검토하고... 듣거나 말거나 중얼거려보는데 - 아..나는 왜 이렇게 긴장이 안되나 몰라~~~~~이러는데 뒤로 벌렁 나자빠질 뻔 했다.
도대체 너를 어쩌면 좋으니.
2004/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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