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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한 하루/오늘보다 나은 내일

살 빼서 뭐할라꼬?

by Happy Plus-ing 2005.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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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서 뭐할라꼬..?

 

'.....!'
나도 궁금합니다.

새벽비...님 블로그에서 스크랩한 뱃살 빼준다는 자료를 출력해서 밥상머리에 앉아서 보다가 물구나무 서기는 도저히 못하겠구만...하고 궁시렁거리는데 우물우물 밥을 먹던 아들래미가 뜬금없이 살빼서 뭐할거냐고 묻습니다.
글쎄...
. .
'뭐할라꼬?'
- 이뻐질라꼬..
'이뻐져서 뭐할라꼬?'
- 그케~~~^^...

가을이라 그런지 밥 맛도 좋고 입도 수시로 궁금코 살찌면 안되는데...말은 고렇게 하면서도 자꾸 밤참까지 먹게 됩니다. 몸이 갑자기 불었다고 해서 생활하는데 불편하지는 않지만 왠지 숨쉬기가 곤란한듯 하달까 ㅋ
한참 생각해도 뭐할라꼬?....에 대한 답을 못하겠어서 겸연쩍게 깔깔깔~~~ 뒤로 뒤집어지며 웃고 말았지요. 그 다음 말이 더 가관입니다.

'아줌마들 똥배 다 있더만..'
그래 그렇쥐이~~~~
아줌마들 다 똥배 있쥐~~~ 엄마만 있는 거 아니지 그치~~~! 엄마의 똥배에 아무런 관심도 걱정도 없는 울아들 입에서 급기야 똥배! 소릴 듣다니 ㅠ.ㅠ사실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몰랐습니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아니 여고때나 지금이나 몸무게는 뭐 그닥 많이 분것도 아닌데.
옷만 잘 가려 골라 입으면 아줌마들 몸매가 다 거기서 거기지. 문제는 팔뚝과 허리 뱃살인데 '당신은 왜 허벅지를 팔에 달고 다니냐?"....고. 요즘 남편이 자주 놀리는 말입니다.

한 두번 들을 때는 농담이려니 하고 피식 웃고 말았는데 자꾸 들으니까 참 속이 상합니다. 티를 낼 수도 없고... 팔이 얇아야 옷을 입어도 얄상하니 옷발이 살고 들어갈 때 나올 때 라인이 살아야 아무 옷이나 소화를 할텐데 누가 몰라서, 누구는 좋아서 허벅지같은 팔을 달고 살겠습니까?

씩씩하고 튼튼한 마누라 솔선해서 무거운 것은 혼자 다 들고 다녔으며 지난 20년 동안 이사는 좀 많이 했으며 이사할 때마다 그 무거운 책들은 또 얼마나 많이 져다 날랐으며...
생각해보니 억울하고 고약한 마음에 기필코 살을 빼 주리라 독한 마음 먹어봅니다만... 작심삼일이 안될른지...

지난 여름 막바지때 백화점에서 반액 세일하더라며 여름 원피스를 하나 사 왔더라구요.
색깔도 연한 핑크인데다 넥 라인도 너무 깊게 파여 제 스타일이 아니다..싶었어도 선물이랍시고 사다 준 성의가 괘씸해서^^ 땀 삐질삐질 흘려가며 입어보일려고...

낑낑...^^
지퍼가 뒤에 있어서 올려달라고 등 들이대는데..왠걸 불길하잖아.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나서 내뱉지 못한 채 지퍼는 다 올렸는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비비안 리가 생각나는 거야요. 옷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당연히 허벅지같은 팔뚝은 그대로 노출이었지요. 가뜩이나 색상도 디자인도 마음에 안들고... 이제 여름도 다 지났는데... 내년 여름까지 살이 빠진다는 장담도 못하겠는데... 올 가을 컨셉은 검정색이랬는데... 가을 옷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습니다.
- 나 참...
- 이걸 입으라고 사 온거야 약올리려고 사 온거야?

나는 속으로 화가 치밀어오르는데 사다 준 당사자는 옷이 제깍 맞지 않아 화가 나나 봅니다.
시큰둥하게 앉았더니 기어이 내뱉고 마는 말..
'그러게 살 좀 빼지...'
- 이거 miss미스들이 입는 66사이즈 아냐?

'몰라' (목소리 째지네)
- 이젠 77사이즈 입어야 몸이 편하단 말야

 


기어이 며칠 뒤 내 마음에 드는 가을 옷으로 바꿔 왔습니다. 가 보니까 정말로 66사이즈 보다 더 큰 옷은 없는 집인거 있죠. 기가 막혀서. 77사이즈로 주문해서 택배로 받았습니다. 그런데 신상품이라 반품한 옷보다 3배는 더 비싸던데 다음 달 카드 받아보면 기절할낀데 가을은 발목에서 스멀스멀 기는데 옷 입을 때 눈치보여서 또 죽지 싶습니다. 퐁당한 옷 속으로 내 얼굴이 자라목처럼 기어들어가 있지 싶습니다.

200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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