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살려낸 동양란 꽃 피움, 우아하고 향기로워라
다니던 학교(알바 ㅋ)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키운 채소들을 한 소쿠리 얻어왔다. 아니 주셨다.
아침마다 물을 주시고 곁가지를 솎아주고 마당 쓸고 하시던 교감선생님은 다음 학기부터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신다 하시더니 그래서 미련없이 다 수확하고 나한테까지 은혜를 베푸시나? ㅎㅎㅎ
그런데 방으로 같이 가자 하시더니 란 화분 몇 개를 주셨다.
퇴근할 때 가져가시라고....나는 사양하는 법이 없다. 바리바리 싸들고 오면서 룰루랄라....
이때부터 또 근 몇 달 혹은 1년 여를 돌봐야한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 채~~~~~ ㅠ.ㅠ
일단 분갈이를 해야 함.
난석 대립과 중립을 한 포 샀다... 많이 남겠지만 큰 용량이 싸게 먹히니까...
난석은 소쿠리에 담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야 한다.
그리고 말려서, 대충 말려서 구멍이 쑹쑹 난 전용화분에다 반 쯤 채우고 거기다 뿌리를 정리한 난화분을 곱게 넣고 중립 난석을 살살살 애기 다루듯이 넣어주면서 난을 살살 위로 들썩여 주면서 난석이 구석구석 잘 들어가도록 흔들어준다.
그리고 나서 샤워기로 곱게 한 참 물을 주고...
반음지 반양지에서 며칠 지내본다.
직광은 절대 안됨. 햇볕이 잘 들어오는 양지 한 켠에 우아하게 두고 탈지면으로 잎을 한 번씩 닦아준다.
그리고 잘 살아주길 기도해....
얻어온 식물들, 특히 병이 들거나 시들거나 버리자니 아까운 식물들이 곧잘 내 손에 들어온다.
예전에는 관심이 1도 없었던 시절에는 뭐 쓰레기??? 취급을 했겠지만 식물집사가 된지 5년 쯤 되니까... 이제는 승부욕 같은 것이 생겼다고 할까? ㅎㅎ 어찌되었건 일단 살려보고픈 마음에 흙도 사고 해충약도 사고 이래저래 약간의 투자도 아끼지 않고 내 식구로 끌어안아보는데 그런 마음을 식물들도 알아차리는지? 곧잘 털고 일어나주는 기적같은 경험을 하기도 하니 이래서 이 재미로 시간과 물질을 투자하는거 아닐까 싶다.
키우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키우는 거 쉬운데????
저 꽃망울이 터져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장면을 찍지 못했네 참 아쉽다만.
전에 올린 글에서는 란화분을 샤워기로 물을 한참 둘러주라고 한 기억이 나는데 이번부터는 비쩍 마른 란화분을 커다란 들통에 수액 한 병을 섞어 분갈이해 준 란 화분을 통째로 담궈 몇 시간을 두어 보았다. 그렇게 물주기를 아마 지난 6개월 동안 두어번을 반복했다. 그랬더니 정말 통통하게 회생하는 즐거움을 맛보았는데... 정말 감사하고 신기했다.
그런데 이번 봄에 생각지도 못했던 꽃도 피워주었으니 너무 고맙다.
거기다 그 향기는 어마무시하다.
음~~ 바로 이 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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