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藥食), 약밥 만들기

약식(藥食), 약밥 만들기

약식(藥食) 약밥 : 찹쌀에 대추·밤·잣 등을 섞어 찐 다음 기름과 꿀·간장으로 버무려 만든 음식.

30년도 더 된 옛날 일이고 웃픈 이야기인데 그래도 여기다 쓰는 이유는 요리 방법도 시대를 따라 계속 변해왔다는 사실이다.  조리기구들도 말할 것도 없고~~~
결혼하고 난생 처음으로 약밥을 만들던 날, 요리백과 사전(옛날에는 요리책이 신혼 필수품이었다 ㅋ)을 들춰 차례대로 시키는대로 했는데,

1. 먼저 찹쌀을 물에 담갔다가 깨끗이 씻어 찜통에 찐다.(요즘도 전통방식은 찹쌀을 찐다)
2. 밤은 삶아 까서 반씩 쪼개놓는다.
3. 대추는 씨를 빼고 4등분한다.
4. 큰 그릇에 쪄놓은 찰밥을 담고 꿀 · 흑설탕 · 간장을 넣고 골고루 섞어서 검게 물을 들인다.
5. 대추와 밤 · 잣도 같이 넣고 제일 나중에 참기름을 넣어 골고루 섞는다.
6. 다시 찜통에 넣어 30분간 중탕한다.
 
결론은 실패했던 기억이 난다.  왜??  쌀을 쪘는데 완전 설익었고~~~
 
요즘은 유튜버들이 얼마나 상세하게 가르쳐주는지 딸래미 시집갈 때 따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요리 고수님들의 영상을 보면서 뚝딱뚝딱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내 나이 어중간한 중년은 시어머니가 되어도 장모가 되어도 크게 걱정할 일도 없다.  재료만 갖추면 왠만한 건 다 할 수 있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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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추석이 일주일 남았는데 고령의 시어머니께서 갑자기 약밥을 좀 해먹자신다. 
물을 넉넉히 부어 촉촉하게 찰지게 하라셔서 치아가 없는 시어머니를 위한 약밥을, 간단한 재료로 해 보는데....
 
 

 
 

▣ 약식 약밥 재료(분량: 종이컵과 밥수저)

찹쌀 5컵
진간장 1/2컵(물과 간장이 5컵)
물 4컵 반 - 대추를 씨를 발라낸 다음 씨만 넣고 끓인 물
대추 10 ~ 15개 정도
밤 10개 - 마트에 없어서 추석에 먹을 팍팍한 밤고구마를 2개 밤모양으로 얄팍하게 썰었다.
건조 크린베리(4,500원)  - 요새는 건포도 말고 크린베리를 많이 넣는다길래 한 봉지 구매.
계피가루 1티스푼. 소금 2티스푼.
땅콩, 호두 등 견과류 한 줌.
참기름이나 들기름 2스푼.
 
 

 
 

◐  만드는 순서

 
1. 찹쌀 5컵을 치대면서 깨끗히 씻어 1시간 정도 물에 불린다.  
불리지 말고 바로 해도 된다는 분도 있는데 아무래도 쫀득쫀득 찰기는 덜하다.
 
2. 찹쌀이 붓는 동안, 뭐 크게 할 일도 없다.
밤, 대추 등 견과류 씻거나 썰어두고, 대추씨를 끓인 물이 따뜻할 때 계량해 둔 흑설탕과 소금, 그리고 계피를 넣어 잘 저어 녹인다.  맹물에 해도 되는데 대추씨를 끓여 사용하면 훨씬 맛이 좋은 거 같았다.
대추 채썬 것과 모양 낸 것은 약밥이 완성되고 난 후에 섞는 것이 좋다.

 
 

 
 
3. 찹쌀을 체에 걸러 물기를 탈탈 털어야 죽이 되지 않는다. 모든 재료를 넣고 양념소스 5컵을 붓고 잘 섞어준다.
    

 

4. ㅋㅋ 밥솥에 늘 하던대로 백미 고화력 버튼 눌러놓고 기다리면 끝이다.
 

 

5. 취사가 끝났으면  5분 정도 더 뚜껑 열지 말고 뜸을 들이자.
참기름이나 들기름 2스푼을 넣고 채 썬 대추를 넣어 함께 뒤적여주면서 뜨거운 열기를 좀 식힌다.
 
6. 잣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추석장 볼 때 사야겠다. 마지막에 잣을 얹고 대추로 모양을 내보자.
넓은 쟁반에 깨끗한 비닐을 깔고 밥솥 째 엎어서 모양을 내 보았다.
 
 

 

식으면 소분해서 시어머니 챙겨드리고  여분이 생기면 냉동실에 넣어놓고 먹고 싶을 때 꺼내 먹으면 좋겠네...
다음 주는 추석이고 이번엔 연휴도 길고.... 요즘은 전이고 생선이고 생략하는 집들이 많다고들 하는데,,, 나는 어떻게 하나 고민이 그득하다....  말로는 모두 '암 것두 하지 말라' 시는데 정작 명절에 손가락 빨고 앉아 있을거냐??????

명절이 아직도 나는 버겁다.
우리 애들은 혼기가 꽉차고도 넘쳐 정작 우리집은 단촐해서 여행을 가는 것도 좋은데, 형님댁 조카들은 모두 가정을 이루고 손자들도  있어 멀리서 다니러 오는데 명절음식이야 기름냄새에 질린다해도 그래도 명절은 음식냄새로 시작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