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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한 하루/2잡 3잡 스피드요리

주운 도토리로 묵 만들기, 도토리묵 무침, 도토리 효능

by Happy Plus-ing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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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운 도토리로 묵 만들기, 도토리묵 무침, 도토리 효능

 
생애최초 묵 만들기 묵 쑤기에 도전하여 느낀 바가 참으로 많습니다.  순전히 타의에 의해서 시작하게 되었지만 그동안 십여 년 동안 친정엄마가 만들어 주셔서 당연히 얻어먹기만 했기 때문에 이렇게 복잡한 과정으로 내 밥상에 올라왔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었어요.  마트에 진열된 도토리묵은 얼마나 진짜배기로 만들어졌는지부터 의심이 되고 시장에 국산이라고 만들어 판매되는 도토리묵은 4,5천 원선인데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란 걸 말하고 싶습니다.
 
 

윗쪽 한 자루 밑에 또 한 자루 있습니다

 
 
성주 외곽에 사는 교회 권사님이 지난 초겨울에 주운 도토리를 2자루나 가지고 오셨는데요. 아마도 30킬로는 족히 나갈 듯, 내가 쌀 20킬로는 아직은 들 수 있으니까 도토리 자루가 들어 올려지지가 않는 양이었습니다.  물론 한 번에 주운 것은 아니고 아침저녁 운동 산책 다닐 때 아까워서 주워온 것이 저렇게 많아졌다고 해요.  너무 많은 양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으면서 저걸 어째야 하나 고민이 충만해지기 시작하고, 주변에 할 줄 아는 사람 없으면 날 더러 배워서 하라는데요. 내가 뭐 맨날 묵고 노나??
 
친정엄마에게 전후사정을 이야기했더니 도토리는 아무 방앗간에서나 갈아주지를 않는다고 해요. 방앗간기계에 쑥이나 도토리 찌꺼기가 끼면 다음 떡가루를 만드는데 엄청 지장을 주기 때문에 싫어한다는데~~ 그럼 엄마는 그동안 어디에서 도토리를 갈으셨나? 대명동에 대명시장에 가면 안쪽에서 계속 들어가서 우회전하고 좌회전하고.... ㅠ.ㅠ. 울고 싶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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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를 주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아래쪽에 도토리 썩지않게 보관하고 가루 만드는 방법 정리해서 넣겠습니다. 오늘 도토리묵 만들기는 두 가지 버전입니다. 
 
친정엄마가 만들 줄 아시니까 지금부터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두면서 배우면서 만들어봅니다.
먼저 쉬운 방법부터 만들어보겠습니다.  도토리가루를 국산으로 구입하는 방법은 여러 루트가 있겠습니다만 산골맛집김선생 유튜버 등 직접 가루로 만들어 판매하는 곳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그리고 도토리묵 만드는 영상도 굉장히 많으니까요.  영상이 대체로 길어서 제가 간단하게 메모한 것을 바로 아래에 올립니다.  저도 이 방법으로 배워 만들었는데 굉장히 맛있고 쫀득쫀득 찰랑찰랑하여 기분이 참 좋습니다. 

 



 

 

1. 도토리가루를 구매하여 끓이는 간단한 방법

 
도토리가루 1kg 3만원 정도에 구입했는데 실패할까봐 일단 5백 g으로 만들었는데 손바닥 두부만 한 크기로 12개의 묵이 탄생했습니다. 완전 국산 100% 묵가루 이외에 들어가는 거라곤 소금 반 스푼 정도?  나중에 들기름 한 스푼이나 포도C유 한 스푼 재료가 그게 다입니다.  그런데 계속 저어야 하니 팔은 엄청 아프더군요.
 

도토리가루 1 : 물 6 을 섞으면 됩니다. 불 세기를 약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주부들이 밀가루 풀을 쑬 때 처음부터 물에 풀어서 끓이는 사람도 있고 물부터 끓이다가 약간의 물로 섞은 재료를 뜨거운 물에 넣어 젓는 사람이 있는데 묵을 끓일 때도 두 가지 방법을 다 써도 되긴 합니다만, 실제로 두 가지 방법을 다 써본 결과 처음부터 물 6컵에 도토리가루 1컵을 저어 풀어서 천천히 젓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물이 끓을 때 도토리가루 푼 것을 넣으면 갑자기 뾱뾱이가 터지면서 뻑뻑해 (탕수육 할 때 전분가루를 넣으면 금방 뻑뻑해지듯이)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으나 결론은 성공했습니다. 
 
 

500g 한 봉지입니다.

 
도토리가루를 선식처럼 우유에 다른 선식과 함께 미숫가루처럼 먹으면 좋다고 합니다.
위산 위트림 등을 겪는 분들에게 좋다고 하고 유해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준다고 하네요.
이참에 도토리의 효능에 대해서 알아보면 좋겠습니다. 
 
 

저 용기에 물 6번을 받아 넣었습니다.

 


들기름이나 포도씨유는 끓이다 막바지에 뻑뻑해질 때 한 수저 정도 넣더라구요. 맛이 확 달라진다고 배웠습니다.
쿨럭쿨럭 방울방울 올라오면서 분화구처럼 터질 때는 아직 한참 멀었고 오래오래 끓이다 보면 풍선처럼 부풀어오를 때까지 저어야 한대서 정말 도토리묵 12장을 만드는데 2시간 족히 걸렸으니 이것도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끓이다가 너무 뻑뻑해지면 갑자기 화악 !~~~ 의심이 생깁니다.  처음에 물로 희석할 때 내가 1컵 덜 넣었나?  이걸 더 넣어 말어 고민이 됩니다만 나중에 물을 추가해도 상관없습니다.  그만큼 또 더 끓이면 되니까요. ㅋ ㅎ ㅎ ㅎ )

 

 

 
풍선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불을 아주 약하게~~줄입니다.
 
토요일 밤 11시에 작업이 끝났습니다.
지금부터 12시간 후에 
교회 점심시간에 먹을 겁니다.
 

 



 

도토리가루, 도토리묵, 도토리묵 만들기,
두부 한 모 크기만한 도토리묵이 12조각 나왔습니다.

 
 
주일 점심식사 시간!  오늘의 주 메뉴가 되었답니다. (묵무침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다음에~~)
묵을 깍둑썰기해놓고 분량 대비 ㅡ묵의 양만큼 만드세요.
양조간장 혹은 맛간장 1,  국간장 안 돼요~~~^^
매실 1/2, 청양고추 2, 홍고추 1, 간 마늘, 통깨,  참기름, 육수가 없어서 생수 조금 넣었어요.
깻잎 2단 씻어 물기 빼고 채 썰었어요. 잔파 한 묶음 쫑쫑 썰고요.  
설탕이나 올리고당으로 단맛 추가요. 주방에서 제가 대충 이것저것 투입하는 거 본 언니들이 너무 달지 않을까? 걱정들을 했지만 짜면 맛없다 할 거잖아요. 달달버전으로다가.

 
완전 쫀득쫀득 탱글탱글하여 젓가락으로 집어 올려도 절대로 떨어지거나 갈라지지 않았습니다요.  무엇보다 약간 떫은맛 외에 시중에서 흔히 사 먹던 도토리묵 맛이 아니었다고요. 모두들 얼마나 칭찬들을 하시는지....
그런데..... 도토리를 주워 가지고 오신 권사님은 묵가루를 사서 끓인 거라곤 생각을 못하셔서요. 예배 마치고 돌아가실 때 이실직고를 했고요, 도토리를 방앗간에서 갈아주는 곳을 못 찾겠어서 그리고 벌레 먹은 것 같아서 아직 트렁크에 싣고 다닌다고 고백했고요.  다음 주에는 꼭 집에서 믹서기로 갈아서 끓여보겠다고 또 약속하고 말았네요.  내 입이 참 말썽임.^^

 
  

진짜 벌레먹은 것도 있었어요.

 


2. 도토리를 직접 갈아서 도토리묵 만들기

그동안 몰랐던 도토리이야기.


첫째. 껍질채로 분쇄한다는 것. 나는 언제 저 껍질을 다 까야하나 싶어 억장이 무너졌던 거.
둘째. 도토리는 나무에서 떨어진 즉시 벌레들의 공격을 받는다는 것. 주워오자마자 소금물에 담가놓아야 한다는 것.
셋째. 방앗간에서는 절대로 젖은 도토리를 갈아주지 않으니 햇볕에 완벽하게 말려서 가지고 갈 것.

 

셋째 - 1 바짝 마른 도토리를 가지고 갔더니 물에 일주일 불려서 오라는 방앗간 사장님 말씀.

일주일 불리면서 물을 버리고 새로 채우고를 반복하느라 몸살이 날 지경인데 다행히 방아삯을 9천원이나 주고 갈았지만 어마어마한 양을 냉동실에 보관할 수 없어서 소분하여 나눔하고 다시 묵만들기를 해야 할 상황에 돌입했습니다.  그래도 아래 기술한 내용처럼 집에서 믹서기에 갈아서 치대는 것은 완전 백퍼 반대입니다. 도저히 불가능했습니다.

젖은 묵가루는 베보자기에 넣어 계속 치대고 또 치대고 진국이 나올 때까지 치대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가라앉혀서 윗물은 따라내고 가라앉은 것으로 묵을 쑬 것이다.  결과물은 다시 첨가하겠습니다.



그러니 내가 받은 도토리는 벌써 벌레가 다 먹어버렸을 거 아닌가?~~~
주신 분에게 물어보니 본인은 산책한다 한 봉지씩 주우면 바로 냉동실에 넣었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한 달 이상 말렸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자루를 털어보아도 벌레나 벌레 배설물이나 기타 등등 가루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도토리를 한 개씩 양손에 들고 귓가에 대고 흔들며 가볍고 소리가 없는 것은 버리고 딸각딸깍 소리 나는 것만 선별하여  물에 담그고 물 버리는 과정을 3일 정도 했고, - 나중에 생각해 보니 물에 담글 때  물 위에 뜨는 것을 버리면 되었을 거 같은 느낌. ㅠㅠ


 
 
일일이 한 개씩 양손에 들고 귓가에 대고 흔들어봤어요. 가볍고 소리가 안나는 것은 쭉정이니 버리고 다글다글 소리가 나면 알곡인양 따로 모았어요.



 
 
물에 담궈서 시커먼 물을 교체해 주는 것을 3일 동안 했습니다.
도토리를  주워오면 큰 대야에 물에 굵은소금을 한 컵? 붓고 담가둬야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떤 할머니는 3일 동안 우러나오는 물을 갈아주면서 기본적으로 떫은맛을 빼내는 작업을 합니다.

수 십 년 전 어릴 때 엄마는 어떻게 묵 만드는 법을 배웠을까요?  도토리를 주워서 묵을 만들어 동네 좌판에 팔던 할머니에게 몇 번을 보채서 배운 바대로 시도했어도 실패를 거듭하다가 다시 물어보니 결정적으로 그 할머니 왈!
도토리 마지막 손질 후에 소금 한주먹을 좌악 뿌려주면 도토리는 가라앉고 그 물을 버리고 묵을 끓이는 것이 핵심이었단다.
그 후 우리 엄마 겨울에서 봄까지 신나게 도토리묵 만들어 자주 나눠 먹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 과정이 생각보다 장난이 아니었어요. 후회에 후회를 거듭하는 중.
오늘은 믹서기에 불린 도토리를 물을 조금 넣고 갈아 보았어요.  정말 시끄럽고 잘 갈아지지도 않았고 후회막급이었지요.  
큰 베보자기에 대충 갈린 도토리를 차곡차곡 쏟아붓고,  물에 담가 붉그레한 물이 어느 정도 맑은 색이 될 때까지 물을 따라내고  다시 물 부어 가라앉히고를 반복했습니다. 
그 후에 도토리자루를 치대고 또 치댄 후 물을 받아 하루를 지난 후에 위에 맑은 물 버리고 묵을 쑤면 된다고 엄마가 일러준 대로~~~~.  이 과정을 대충하게 되면 떫은 맛이 작렬하게 됩니다.

 

 
 
잘 갈리지 않으니 옆에 큰 대야를 놓고 붓고 모두 간 다음에 다시 걸러 한번 더 곱게 갈아줌.
커다란 베보자기를 걸쳐놓고 이번에 간 도토리들을 믹서기째로 붓는다.
주물러 치대치대 계속 치대 이거야말로 중노동임.
다음부터는 절대로 도토리 주워오지 맙시다. 다람쥐가 먹을 음식인데... 법에도 걸린다고 하던데~~
 
 

 
 
그릇에 담을 때 유리 용기든 뭐든 물기를 살짝 돌려야 굳었을 때 엎으면 잘 빠집니다.
 
 



도토리묵무침으로 연 2주 교회 점심은 맛짱이었어요. 

심지어 모처럼 다니러 온 우리 아들 딸내미도 이렇게 맛있는 묵은 처음  먹어본다고 해주네요.
바로 이 맛이지요!!
그냥 시중에 파는 묵가루를 구입해서 간단하게 끓이는 것이 좋겠어요. 중노동이네요. 
그런데 맛의 차원이 다르다고 모두 한 말씀들 하시니 무언으로 자꾸 만들라고 하는 속내들???? 

사서 고생하는 사람 저 말고 많이 계시지요? 손들어보세요. 
2주 동안 연속 도토리묵을 만들었으니 이제 장사하러 나가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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