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이야기 - 판도라의 상자 I
오래전 이 세상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에피메테우스였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었다. 그 아이가 외롭지 않도록 그 아이처럼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는 또 다른 여자아이를 누군가 먼 나라에서 보내 주었다. 그 아이에게 에피메테우스의 놀이 친구도 되어 주고 그를 도와주라고 했다. 그 여자아이 이름은 판도라였다.
판도라가 에피메테우스가 사는 오두막에 들어설 때, 맨 처음 본 것은 커다란 상자였다.
그녀가 말했다.
"에피메테우스, 이 상자 안에 뭐가 들어 있니?"
"귀여운 꼬마 판도라, 이건 비밀이야, 앞으로 상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으면 고맙겠다. 그 상자를 건드리지 말고 안전하게 보관해야 해. 나도 그 안에 뭐가 있는지 몰라."
"누가 이것을 주었는데? 어디서 온거니?"
판도라가 물었다.
"그것도 비밀이야."
"정말 화나네! 내가 지나가는 길어 이 상자가 없었으면 좋겠어."
판도라가 입술을 삐죽거리며 소리쳤다.
"자, 상자 얘기는 그만하고 밖에 나가 놀자"
에피메테우스가 소리쳤다.
에피메테우스와 판도라는 수천 년 전에 살았다. 그들이 살았던 때는 지금 세상과 무척 달랐다. 그때는 모두가 어린이들이었고, 어린이들을 돌보아 줄 아버지도 어머니도 필요 없었다. 왜냐하면 아무런 위험도, 걱정거리도 옷을 수선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항상 먹을 것과 마실 것이 가득 있었다.
누구든 저녁을 먹고 싶으면 나무에서 음식이 솟아났다. 그리고 아침에 나무를 보면 밤에는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정말 즐거웠다. 할 일도 없고 공부할 과제도 없으며, 온종일 운동하거나 춤추며 놀면 되었다. 아이들이 새처럼 지저귀듯 얘기하며 즐겁게 노래하는 소리만 쾌활한 웃음에 섞여 들려올 뿐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신기한 것은 아이들이 절대 서로 싸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느 누구도 소리 지르며 흥분한 적이 없었고 단 한 사람도 혼자 구석에서 토라져 있는 적도 없었다. 이곳에 사는 것이 얼마나 즐거울까?
우리가 걱정거리라고 말하는 괴물들은 그 당시에는 지구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아마 가장 큰 걱정이 있다면, 신비로운 상자의 비밀을 알 수 없어 속상해하는 판도라의 근심 정도였을 것이다.
이것은 처음에는 작은 근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매일 점점 커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에피메테우스와 판도라의 오두막은 그 근심 때문에 다른 아이들의 오두막보다 조금 더 그늘져 보였다.
"이 상자가 어디서 왔을까? 대체 이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판도라가 계속해서 물었다.
"너는 늘 그 상자에 대한 얘기뿐이구나! 귀여운 판도라, 우리 다른 얘기를 하면 어떨까. 자, 우리 저녁에 먹게 무화과 열매를 따러 가자. 포도나무를 하나 봐 두었는데 네가 그 포도 맛을 보면 이제껏 먹은 것 중에 가장 달콤하고 과즙이 많다고 할 거야."
에피메테우스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상자 얘기 듣는 것이 너무 지겨웠다.
"넌 늘 포도 하고 무화과 열매 타령이니?"
판도라가 토라지면서 소리쳤다.
"그럼, 나가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자."
"난 그것도 이젠 싫증나. 내가 재미있게 지내지 않더라도 신경 쓰지 마! 게다가 그런 건 재미도 없어. 난 이 상자 생각에만 푹 빠져 버렸단 말이야. 제발 그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말해 줘."
"벌써 오십 번도 더 말했지만 난 몰라! 나도 모르는데 어떻게 말해 주겠어?"
에피메테우스가 화를 내며 대답했다.
"우리가 뚜껑을 열어 보면 안 될까? 그러면 직접 볼 수 있잖아."
"판도라, 너 무슨 생각하는 거야?"
에피메테우스가 소리쳤다.
상자를 열어본다는 말에 그의 얼굴이 완전히 공포에 사로잡혔다. 이 상자는 절대 열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그의 집에 맡겨졌다.
판도라도 더 이상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는 말해 줄 수 있잖아."
"누가 문 앞에 두고 갔어. 네가 오기 전에 얼굴에 미소를 가득 짓고 똑똑해 보이는 사람이 두고 갔어.
<계속>
그리스 신화 이야기 ㅡ1
나다니엘 호손 1804-1864
대표작 주홍글씨. 대리석의 목신상, 일곱 박공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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