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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한 하루/책속의 한줄

그 사람

by Happy Plus-ing 2021.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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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삶이 너무나 고달프고 힘들어
모든 것을 포기하려해도
딱 한 사람,
나를 의지하고 있는 그 사람의 삶이
무너질 것 같아
몸을 추스리고 일어나
내일을 향해 바로 섭니다.
속은 일이 하도 많아
이제는 모든 것을 의심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하지만
딱 한 사람,
나를 철썩같이 믿어 주는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올라
그 동안 쌓인 의심을 걷어 내고
다시 모두 믿기로 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너무나 강박하여
모든 사람을 미워하려 해도
딱 한 사람,
그 사람의 사랑이 밀물처럼
가슴으로 밀려와
그 동안 쌓인 미움들을 씻어 내고
다시 내 앞의 모든 이를
사랑하기로 합니다.

아프고 슬픈 일이 너무 많아
눈물만 흘리면서 살아갈 것 같지만
딱 한 사람,
나를 향해 웃고 있는 그 사람의
해맑은 웃음이 떠올라
흐르는 눈물을 닦고
혼자 조용히 웃어 봅니다.

사람들의 멸시와 조롱 때문에
이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딱 한 사람,
나를 인정해 주고 격려해 주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아
다시 용기를 내어
새 일을 시작합니다.
세상을 향한 불평의 소리들이 높아
나도 같이 불평하면서 살고 싶지만
딱 한 사람,
늘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그 사람의 평화가 그리워
모든 불평을 잠재우고
다시 감사의 목소리를 높입니다.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온 세상을 사랑하는 것이요,
온 세상의 모든 사랑도
결국은 한 사람을 통해 찾아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누군가가 나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면
온 세상이 좋은 일로만
가득할 것입니다.


ㅡ정용철 님ㅡ

 





그 사람

                                            
                                           김용택

작은 바람결에도 멀리 흔들리는
아주 작은 풀잎같이
얇은 산그늘에 붙잡혀도
가지 못하는 풀꽃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네

부모님과 동네 사람들이 지어 준
작은 강마을 작은 흙집에서 살며
그 집 그 방에 달빛이 새어 들면
달빛으로 시를 쓰고
해와 달이 별과 사람들이 찾아와
밥 먹고 놀고 잠자고 가는 집

아침에 새들이 불러 잠 깨우면
아침 이슬을 털며 들길을 가고
이슬이 옷깃을 적시면 무거워 쉬고
눈 맞으면 어깨에서
모락모락 김이 나는 사람

아, 가진 것이 별로 없어서
이 세상을 다 갖고 이 세상에 꽃 다 져도
늘 피는 강길 산길 들길을 가진 사람
긴 고독과 오랜 적막과 고요를 가진 산이 되어
어린 산들을 데리고 걷는 사람이 있다네
작은 바람결에도 멀리 흔들리는
아주 작은 들꽃같이 산그늘 끌어다 덮고
꽃같이 행복하게 그는 산다네
그 사람 그런다네


 

 

 

옛 집


널찍한 마당 싸리비 머리 빗는 소리
쌍둥이처럼 닮은 앞산 뒷산 마주 보며
소근대던 소리
보수공사 끝낸 플라스틱 지붕에선
빗방울 한참 수다를 떨고는 했다

개구리 엄마 부르던 소리
매미가 친구 찾던 소리
풀섶에 풀벌레 자장가 소리
토담집 창문을 살며시 노크했던
정겨운 그때가 참 좋았다

담벼락에 햇살 앉았다 가고
뒤뜰에 핀 여러 가지 꽃들
하품하면서
웃곤 했던 그 옛집이
참 그립다

 

詩 이민숙 "사랑할 때는 마음만 보세요" 시집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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