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달성면옥 & 한훤당
자가격리 끝난 아들과 온 식구가 주말에 드라이브 겸 화원 옥포쪽으로 나갔다 왔어요. 남대구 I.C에서 도시고속도로 하이패스 요금이 2,400원 정도니까 가깝다고 봐야죠. 복잡한 시내보다 화원, 옥포, 현풍은 저희 집에서 약20분 정도만 나가면 되니 손님 접대할 일 있으면 자주 가게 돼요.
얼마 전 딸래미가 친구들하고 약속을 잡으면서 현풍에 유명한 맛집이니 달성면옥에서 만나자 했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친구는 오지않고 오히려 왜 안오냐고 전화가 왔더래요. 네비게이션으로 현풍달성면옥을 검색해서 왔다면서... 딸은 옥포지나 구지 달성면옥에서 기다리고 있었구요. 부근에 교동면옥까지 이름 비슷한 냉면집이 너댓개나 뜨는군요.
연중 무휴라고 하는데 느즈막한 오후에 가니까 손님도 별로 없고 아르바이트생들도 없이 주인 내외분이 하시는 것 같아요. 평양냉면이 주 메뉴인듯 한데 저희 식구들은 갈 때마다 밀면을 먹게 되는데 면이 좀 더 굵어서 씹히는 맛이 좋았어요. 어제는 회밀면을 먹었는데 물회 먹는 느낌??? 아들도 대만족하고 깔끔하게 한 그릇 싹 비우구요. 다른 반찬 1도 없이도 불만이 없네요.
달성면옥 메뉴판 위에는 저희집 평양냉면은 메밀로 뽑습니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사장님이 추천하는 이유겠지요?
"겨울, 조선 사람이 외국 가서 흔히 그리운 것이 김치 생각이라 하듯이 평양 사람이 타향에 가 있을때 문득문득 평양을 그립게 하는 한 힘이 있으니, 이것은 겨울의 냉면 맛이다. 함박눈이 더벅더벅 내릴 때 방안에는 바느질하시며 삼국지를 말씀하시는 어머니의 목소리만 고요히 고요히 울리고 있다. 눈 앞의 글자 하나가 둘, 셋으로 보이고 어머니 말소리가 차차 가늘게 들려올 때 ‘국수요-’ 하는 큰 목소리와 같이 방문을 열고 들여놓는 것은 타래타래 지은 냉면(冷麵)이다. 꽁꽁 어른 김치죽을 뚫고 살얼음이 뜬 김장 김칫국에다 한 저 두 저 풀어 먹고 우르르 떨려서 온돌방 아랫목으로 가는 맛! 평양냉면의 이 맛을 못 본 이요! 상상이 어떻소!" - 별건곤(別乾坤) 1929년 12월호 김소저 作 사시명물 평양냉면 中 -
배부르게 맛있게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고(사실은 저녁식사 준비 안해도 되는게 더 좋음), 바로 근처에 있는 한훤당으로 Go Go ~~했습니다. 이미 일요일 저녁 때라 사람들 거의 없어서 더 조용하게 힐링하고 왔어요. 고즈넉한 분위기와 옛집 분위기가 정겨운데 어제는 문간 행랑채안에서 보일러 따뜻하게 해놓고 놀다왔어요. 2시간 사용 가능하고 눕지말래요. 딱 눕고 싶은 타이밍인걸 우찌 알고 ㅋ~~
애들이 아빠 드시라고 쌍화차를 시켰는데 카페라떼 컵에 뭔 쌍화차가 한 컵이나 담겨 나와서 약간 싱겁고 ... 우리 젊었을 적 다방에선 쌍화차를 시키면 옛날 고동색 다기잔에 한약같이 진한 쌍화차에 계란노른자 톡! 띄워 따끈하게 주던 그때가 생각났어요. 나이가 들면서 자꾸 옛날 향수에 젖게 되고 새록새록 그리운 것들이 많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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