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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한 하루/오늘보다 나은 내일

당신의 아내랍니다

by Happy Plus-ing 2003.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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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내랍니다


봄이 되니 군내나는 김치 먹기 싫어지지요?
입맛 돋구는 상큼한 봄나물도 먹고 싶고 원기회복하게 참두릅도 새콤한 초고추장에 찍어먹고 싶구요.
그럴 거 같아서요. 배추 사러 시장 한 바퀴 횅하니 다녀왔지요.
요즘 배추값이 지난 겨울보다 훨씬 더 비싼 건 아시죠?
봄배추는 아무리 양념을 맛있게 해도 김치 담궈놓으면 금방 물 생기고 맛이 없어요.
저장배추를 두 포기 샀거든요. 포기당 3천5백원이요 그러면 7천원이죠? 무값은 좀 내렸네요.
에게 ^^ 내린것도 아니네. 볼품없는 달랑무 하나가 천원이구만요. 집에서 나올 때 메모한 것 쓰윽 훑어봤어요.
양파도 없다네 ㅉㅉ

= 아줌마 양파 한 망 얼마에요? 3천원이요. 예?????? 5섯개밖에 안들었는데요? 그랴.. 싫음 말구...

그래두 먹어야 살제. 장바구니 질질질 끌다시피 밥순이 밥하러 주방에 갔시유. 두부도 평소보다 1/3만 사용하고
양파도 간이 졸아 반의 반개만 사용하고 무도 한 칼만 잘라넣고, 뚝배기에 된장 풀어 찰칵.. ??찰칵찰칵..??
ㅠ.ㅠ 까스가 떨어졌슈.
띠또또띠띠띠또
= 여보세요? = ** 번지인데요. 밥하다 갔걸랑요. 5초내로 갔다주세요.

골목어귀에서 요란하게 까스통이 굴러오는 소리 들리네요.
쾅쾅쾅= 까스요~~~= 예~~~피익...철커덕...
= 얼마에요?미안한 얼굴로 씨익 웃으며
= 올랐는데요. 오늘은 그냥 2만2천원만 주세요.

오늘 한 끼 밥 해결하는데 3만 8천원 들었다. 그래도 고춧가루도 계산 안했고 쌀 3홉 값도 계산 안했다.
가계부를 쓴다.
가난한 아내는 단순해야 산다.
가난한 아내는 삶에 솔직하다.
가난한 아내는 정말 위대하다.
가난해도 행복 한 소쿠리 건질 줄 아는 그녀는 프로다. 진정한 철학자이다.

그러니 점점 무식해진다고 무시하지 말라 왜 구질구질하냐고 구박하지 말라
잘난 너를 만들기 위해 속울음 우는 엄마같은 아내가 있다.

너를 뻔지르르하게 외출시키기 위해서 기운 양말 신는 마누라가 있단다.

아내의 희생없이 어찌 오늘의 니가 있을 수 있으리
그거 쪼메라도 안다면 위대한 엄마같은 아내에게 오늘 하루쯤 너의 할 일을 생각해보아라.

200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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