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해피트리 살리기, 천연살충제 만들기
지난 밤에 옆집 권사님이 교회 안에 나의 애지중지 해피트리 옆에 병든 해피트리를 하나 갖다 놓았습니다. 처음에는 사이즈가 딱 좋아 나지막한 것이 이제 해피트리도 대 중 소 다 갖췄구나 하고 내심 좋아했는데 밝은 등 아래에서 보니 아뿔싸!! 잎들이 모두 찐득찐득하고 덕지덕지 벌레들이 옴팍 붙어있는데 누가 버린 것을 주워오신 듯합니다. 아이 go 내가 무슨 식물 요양사도 아니고~~~~
그런데 얘는? 얘도 해피트리? 아님 녹보수? 기둥을 보니 해피트리가 맞습니다. 같은 듯 다른 닮은 아이 해피트리와 녹보수 구별법은 의외로 아주 간단하답니다. 기둥이 거친 나무느낌이면서 가로로 줄이 있으면 해피고요. 가로줄이 없으면 녹보수랍니다. 그리고 녹보수는 꽃이 핀다고 하는데 보지는 못했어요. 녹보수는 줄기가 십자모양으로 마주나며 해피트리는 줄기가 어긋나게 난다는군요.
'서로 다른(hetero) 모든 것(pan)을 치유하며(axo) 향기를 뿜는다(fragrance)'는 의미를 가진 행복나무의 학명은 Heteropanax fragrans입니다.
사진 찍으려고 가까이 잠깐 두고 재빨리 격리 조치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해충의 공격을 심하게 받은 나무는 처음인지라 적잖이 당황스럽네요. 그래도 가져오신 분의 성의를 보아 어쨌든 살려볼 생각입니다.
해피트리가 시들시들해 진다면 물이 필요하거나 바람을 쐬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해피트리 물주기는 대체로 화분이 깊고 큰 사이즈가 많아서 찔금찔금 자주 주지 말고 2주에 한 번(여름) 혹은 한 달에 한 번 물을 줄 때 흠뻑 화분 아래로 줄줄 흘러나올 정도로 주고 통풍을 시켜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흙을 배합할 때 마사를 많이 섞고 맨 아랫층에 굵은 마사나 난석 혹은 스치로폼등으로 물빠짐이 쉽도록 해서 심어야할 것입니다.
지금부터 병든 아이 치료 시작하기
다시 들여다보니 나무 전체가 다 뒤집어썼습니다.
아유 내 몸이 다 간지럽다고요.
깍지벌레는 건조하고 통풍이 잘 되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누구 집에서 살았는지는 모르되
아마 지난 겨울 실내에서 통풍이
잘 되지 못했을 수 있는데
괜찮아지려나? 숙제가 또 생겼습니다.
벌레가 많이 들러붙은 가지는 일단 다 쳐내고 샤워부터 촵촵촵~~~~ 화분 안으로도 물이 많이 들어갔을 테지만 어쩔 수 없고~~~ 죽으면 죽는 거지 에라 일단 모르겠고.... 미충(농약)을 1/500? 대충 희석해서 살포를 했습니다. 그늘에서 하루 이틀 바람을 맞게 해 주면서 경과를 지켜보겠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오늘 아침 들여다보다가 다시 한번 더 농약탄 물을 살포하고 휴지로 닦아내고 손톱으로 떼어내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삭발을 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싹둑 기둥을 자르고 싶은데 너무 무리하면 안 되겠어서 우선 살려놓고 기둥 잘라서 수형 만드는 것은 다음에 살아나면 하려 합니다.
잎을 하나도 남기지않고 자르면 뿌리에서 물 올릴 생각을 하지 않아 말라죽는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어서 과감하게 더 이상은 겁이 나서 못하고요. 내 생각엔 잘라내고 파라핀 처리하면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오늘 그 권사님을 만났는데요. 왜 멀쩡한 나무를 저 지경으로 맹글어놨냐고 원망? 나무라시는 듯? 물티슈로 닦으면 되는데~~ 카 심서 윽쑤로 아까버하시넹. (속으로~~) '아니 그럼 집에서 노는 할매가 물티슈로 닦아서 그 댁에서 키우지 왜 말도 없이 가져다 놓고 날더러, 직장도 다니는 날더러 그걸 닦고 앉았으라고요? 아 진짜 짜증 나.'
이제 기다려주는 일과 들여다보면서 남아있는 시체들과 아직도 살아있는 놈들을 잡아내는 일을 해주어야지요. 친환경 해충약을 만드는 방법을 여기저기 고수님들의 블로그에서 공부하고 메모를 해두었습니다만 급하니까 그것도 생각이 나질 않고 농약부터 살포를 하고 말았네요. 쉽고 간단하게 만드는 해충제와 영양제 만드는 법을 맨 아래 기록해놓았습니다. 미리 만들어두어야겠습니다.
약치고 삭발한지 4주차입니다.
계속 잘 자라는 모습을 보고하겠습니다.
다시 일주일 후의 모습입니다.
삭발하고 40일 완전 새로 태어난 듯 이쁜 해피트리입니다.
직광 절대 안됩미데이.... 바람부는 바깥, 옆 반양지 반음지에서 살아났습니다.
2021년 6월 10일 모습
[추가기록]2021년 7월 10일
풍성하게 살아난 해피트리를 주인댁에 돌려드렸습니다. 장맛비가 퍼붓던 지난 토요일!
병든 해피를 두고 갔던 그 댁에 90노구의 상이용사 할아버지께서 호흡곤란으로 보훈병원에 한 달여 입원하셨다가 퇴원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이제 집에 돌아오지 못하겠구나 하고 119에 실려가셨다가 무사히 다시 댁으로 돌아오시니 얼마나 내심 좋으실까.... 어떤 것으로 나의 마음을 전달할까 고민하다가 환영멘트 리본을 매달아 무거우니 우산도 못쓰고 낑낑거리며 갖다 드리고 인사했습니다. 나름대로 의미부여가 확실히 된 듯하여 주고 받으면서 서로 기분이 참 좋았어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2021년 7월 10일
집에서 간단하게 만드는 해충약, 영양제 만들기
진딧물, 응애, 깍지벌레들과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물조리개 대신 압축 분무기를 더 많이 들고 설치는 봄입니다. 옥상에 햇빛 직격탄으로 쏟아지고 건조한 탓에 아주 바글바글합니다.
1) 난황유 / 달걀노른자 1개, 식용유 약 60ml(소주잔 한 잔)을 섞은 천연농약으로서 병원성 세균의 세포벽을 파괴하고 해충의 호흡과 대사를 방해하는 효과가 입증되어 널리 사용하고 있답니다.
두 가지를 섞어서 골고루 믹서 한 후 물 20리터에 섞어서 식물에 분사 뿌려줍니다. 진딧물(응애)처럼 피부호흡을 하는 해충의 호흡기를 막아서 질식시킨다고 하네요.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수시로 사용해도 된다고 합니다.
천연 살충제로 가장 만들기 쉽고 효과도 좋다고 합니다. 만들어진 난황유는 냉장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 물과 혼합해서 사용하면 되는 데 사용할 때는 진딧물과 작물 전체에 골고루 충분한 양을 살포하며 잎의 뒷면까지 골고루 살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방 목적으로는 10일 전후로 살포하며 치료 목적으로는 5일을 전후로 살포합니다.
2) 마요네즈 1스푼, 퐁퐁 1스푼, 1리터의 물과 섞어 흔들어서 뿌려주어도 난황유와 효능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3) 우유로 만든 해충제/ 마시다 남은 우유 또는 유통기한이 지난 우류를 분무기에 넣어 진딧물 있는 곳에 뿌려주면 된다고 합니다. 우유가 마르면서 진딧물의 숨구멍을 막고 진딧물의 피부를 조이면서 말라죽게 되는데요, 이후에 다시 깨끗한 물로 분무해주면 말라죽은 진딧물이 떨어져 나옵니다. 진딧물 시체가 거름도 된다네요. ㅋ 얼마나 많아야 거름이 되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4) 흑설탕 & 물엿으로 진딧물 방제
흑설탕을 물에 타서 진딧물이 있는 곳에 분사해주면 물이 증발하고 흑설탕이 굳으면서 진딧물이 엉겨 붙어 죽게 된답니다. 일반 시중에서 파는 물엿을 물에 100배 희석하여 옆면에 분무를 해주면 희석액에 진딧물이 붙어서 햇볕에 마르면서 물리적으로 고사시키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5) 영양제 / 계란 껍데기를 잘게 부순 난각칼슘은 작물을 튼튼하게 합니다. 말려서 잘게 부순 계란 껍데기 100g에 현미식초 500cc 정도의 비율로 혼합합니다. 일주일 정도 지나서 껍질은 걸러내고 칼슘 식초가 되는데 냉장 보관하면서 식초의 500~ 1,000배 정도의 물로 희석시켜서 작물에 골고루 살포하면 됩니다.
이 계란 칼슘 영양제는 고추, 토마토와 같은 과채류의 육질이 무르지 않고 튼실하게 해 주며 열매가 달리는 시기에 월 2~3회 정도 살포하면 좋습니다.
6) 쌀뜨물, 막걸리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쌀뜨물도 그냥 버리지 말고 페트병에 넣어서 일주일 이상 발효 후에 물을 5~10배 정도 희석시켜 뿌려주면 작물 성장에 효과가 있습니다. 독성이 강한 화학비료나 농약보다 훨씬 친환경적인 작물재배가 되겠습니다.
사람도 식물도 모두 건강이 제일이지요?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들이 되길 바랍니다. 샬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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