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 거부 'NO BLOOD, NO TRANSFUSION'!'
그들의 세계에서의 병역거부는 국가와 개인의 일이니 일단 그렇다 치고, 가장 궁금한 것은 이 집단에서도 의사의 직업을 가진 이들이 있을 것이고 사고를 당한 응급환자도 생길 것이고 일반인이 재수없게 여호와의 증인 신도 의사를 만나면 그래서 수혈 문제가 발생하면 신념 때문에 사명을 저버리는지! 본인들의 신념을 위해 남의 목숨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사명과 신념사이
총상을 입은 환자가 외래응급으로 들어왔다. 등산하던 중이었는데 멧돼지로 오인한 사냥꾼이 사람을 쏴버려 피투성이가 된 채 실려왔다. 이미 출혈이 심한 상태여서 우리병원에서는 감당키 어렵다 판단되고 워낙 위급상황이라 대학병원에 연락해 놓고 직접 119구급차를 돌려 함께 출발했다. 정신없이 달리는 와중에 "이렇게 피가 안들어가도 괜찮아요?" 하고 환자 보호자가 인턴에게 질문하는 소리를 얼핏 들었다. 무슨 소린가하고 돌아봤더니, 환자의 양팔에 달린 혈액팩이 비었는데도 인턴 선생이 교체를 하지않고 수액만 계속 넣고 있었다.
"뭐해! 빨리 혈액 교체하지 않고!"
인턴 선생에게 고함을 질렀지만, 요란한 경광등 소리 때문인지 인턴 선생은 계속 링거액만 바꾸고 있었다. 나는 할 수없이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운 뒤 뒷자리 환자에게로 들어갔다. 여자 인턴 선생은 당황해서 닭똥같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인턴이라 그렇겠지 이해하고 일단 우여곡절 끝에 수혈이 이뤄졌고 무사히 대학병원 수술팀에 환자를 넘겨드리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나중에 휴게실에서 패닉상태인 인턴 선생때문에 위험했던 상황을 얘기를 했더니 후배가 아주 난감해하면서
"형... 그 친구 여호와의 증인 신도예요."
나는 순간 머리가 아득해졌다.
나는 그날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자의 뺨에 손을 댔다. 물론 아무리 급박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여자 후배에게 손찌검을 한 행위가 정당한 일일 수는 없다. 그러나 내가 빼앗아 든 인턴 선생의 수첩에는 'NO BLOOD, NO TRANSFUSION!' 이라는 글씨가 커다랗게 씌어 있었다.
ㅡ중략ㅡ
왜 의사가 되었는가? 다른 직업을 선택했어야지.
그녀의 대답이다.
"나는 신앙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내 종교를 믿고있고 믿고 있다는 것은 곧 따른다는 것이다.
선생님의 관점에서는 왜 다른 사람의 죽음에까지 개입하느냐? 라는 질문이 당연하다. 그러나 믿음을 확신하는 내 관점에서는 수혈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이 그 사람에 대한 구원이다. 비록 내가 소수로서 존중받지 못함은 알지만, 그래도 나는 내 믿음대로 행할 수밖에 없다"
"우리도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다만 수혈을 해서까지 살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린 수혈없이도 사람을 살릴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하거나 그러한 의술을 발전시켜야 하는 의사들이 있어야한다."
의사는 과연 무엇을 존중해야 할까.
=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中 / 박경철 님 =
수혈 거부
레위기에서 "피를 먹지 말라"라는 율법의 대목과 1세기 이후 그리스도인들에게 재차 명령한 사도행전 15:20의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하라"라는 내용 등을 근거로 수혈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
대신 무수혈 치료를 통해서 모든 의학적 조치를 하며, 수혈 거부에 대한 대중의 통념적인 거부감에 대해서는 오해이며 잘못된 정보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무수혈 치료가 가지는 장점을 알리는 주요 단체 중 하나가 여호와의 증인이며, 동시에 수혈을 대체할 수 있는 여러 의학 활동들에 투자를 하는 단체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수혈치료를 여호와의 증인이 아닌 사람들 까지도 선택하려고 하는 이유는 신념이기보다는 절개 흉터나 회복기간을 최소화하길 원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고, 중외상환자나 대량 실혈을 한 응급환자에겐 무수혈치료가 소용이 없는 등 기술적 한계는 존재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여호와의 증인은 대량 실혈 및 응급환자들에게도 똑같이 무수혈 치료가 많이 시행되고 있으며, 치료 성공율이나 사망률이 수혈 치료와 비교하여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
대한민국의 여러 종합병원에서 무수혈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부천 세종병원은 "종교적 신념으로 수혈을 수용하지 않는 여호와의 증인들이나 최근 수혈로 인한 AIDS, B형 간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함으로 인해 수혈 기피 현상이 부각되어 무수혈 수술의 의미가 점점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세종병원은 이미 1986년 부터 무수혈 수술을 시술해 왔고, 특히 무수혈 수술 시도는 심장수술을 포함한 일반수술에 큰 변화를 가져와 무수혈 센터를 확장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은 "2010년 10월 기준으로 무수혈센터 개소 10년 만에 2천 건의 무수혈 수술을 시행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 외에도 국내 대형병원 20여 곳에서 무수혈 센터를 두고 누구나 무수혈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980. 9. 24 대법원은 79도1387 판결에서 전격성간염에 걸려 장내출혈로 수혈이 필요한 11세 딸에 대해 수혈이 최선의 치료방법이라는 의사의 권유를 자신의 종교적 신념이나 후유증 발생의 염려를 이유로 거부하고 병실에서 환자에게 수혈을 하려고 하는 의사에게 항의하여 수혈을 막음으로서, 사리를 변식할 능력이 없다고 보여지는 딸을 사망하게 한 사건에 대해 생모에게 요부조자를 위험한 장소에 유기한 것과 다름 없다는 판단을 하여 유기치사라고 판시한 바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한겨레21 제847호에서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에 주목해 수혈 거부 환자를 변호해온 오두진 변호사는 "여론에 떠밀린 대법원이 논리를 비약시켜 유죄를 인정했다"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동 보도에서는 여호와의 증인이 수혈대신 무수혈 치료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2010년 유럽인권재판소가 "여호와의 증인 신도는 치료를 완전히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이 회복되기를 희망하는 가운데 여러 가지 의료 시술에 대한 선택권을 행사하는 것이므로, 죽음을 앞당기기 위해 치료를 중단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라며 무수혈 치료 요구를 환자의 자기결정권 행사로 규정하였음을 언급하였다.
2010년 10월 21일 종교와 의학적인 이유로 어린 딸이 수혈 받는 것을 거부한 부모에게 법원이 종교보다 자녀의 생명권이 더 중요하다며 수혈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부모는 무수혈 치료를 계속 요구했으며, 이미 1억원 가까이의 치료비용을 부담하면서 해당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병원은 무수혈을 거부하고 계속해서 수혈을 강행하기 위해 법적 수단까지 강구하기에 이르렀으며, 결국 부모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심장수술을 무수혈로 한 경험이 있고 기꺼이 치료해 주겠다는 서울대 병원으로 옮기기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아기는 2010년 12월 10일 서울대 병원으로 옮겨져 무수혈 수술을 받기 전, 심장이나 무수혈과는 상관없는 이미 세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 상태였으며, 그로 인해 사망하게 되었다. 따라서 처음의 병원에 대해 책임은 없는지 조사가 필요하게 되었다. [위키백과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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