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2 문풍지 떠는소리... 추억도 춥다 문풍지 떠는소리... 추억도 춥다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오던 그 어린 날 머리맡에 두고 잔 물그릇엔 살얼음이 떠 있고 함께 있던 걸레도 얼어있었단다. 단칸방 다섯 식구가 옹그리고 자던 그 밤중에 작은 책상 비집고 앉아 책상등 불빛 감추려 먼지 냄새나던 돕바를 머리에 이고 쓰고 공부를 했던가 습작을 했던가 나의 새가슴 같던 자그마한 소녀시절....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기도 하구나. 가을이 깊어지기 전 언제나 묽수그레한 밀가루 풀을 쑤고 나무 상자 같은 틀에 말라붙어 누렇게 바랜 낡은 종이 울 엄마는 물 한 모금 입에 가득 물고 패패 패~~~ 뿜어내면 우리는 쪼그리고 앉아 말라 붙은 종이 쪼가리를 열심히 뜯어냈다. 그래야 따뜻한 겨울이 보장되는 것처럼... 눈 같이 하얀 새 문.. 2022. 4. 23. 입춘, 보리밭 사잇길로 입춘, 보리밭 사잇길로 입춘 한파가 있을거라고 하더니 정말 오늘 아침은 어제 날씨보다 좀 더 쌀쌀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꾸역꾸역 봄은 밀고 들어올 것입니다. 새해를 맞고 금새 또 입춘이라고 하고 그날이 그날이지만 굳이 의미를 붙여본다면 분명히 봄이 온다는 기다림의 감정입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뭔가 기대감에 부풀었던 마음이 여기저기서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흉흉한 소식들로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감에 공연히 좌불안석하지만 새로운 절기를 들먹이며 기어이 다시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렵니다. 청소도 하고 화단에 묵은 쓰레기들도 걷어내고 묻을 것은 묻고 땅 아래 꿈틀거리는 생명들이 기지개를 켜는 소리 마른 가지에 물 올리는 소리 햇살이 투명해지는 소리 개구리 배 불러오는 소리 소리들 봄이 오는 소.. 2020. 2.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