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에게 주는 여름 메모1 [이어령] 바다는 반복을 하면서 무엇을 만들고 있는가 [이어령] 바다는 반복을 하면서 무엇을 만들고 있는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푸루스트 (M. Proust)는 "육지는 끝없이 변하지만 바다는 천지창조 때의 모습 그대로" 라고 말한다. 인간은 육지의 모든 것을 변형시키고 분할했다. 땅을 깎아 길을 만들고 마을과 도시를 세워 강에는 다리를 놓는다. 때로는 성터를 허물어 공장을 짓기도 한다. 그것이 땅의 역사이다. 하지만 바다 위에서는 아무것도 짓거나 허물 수가 없다. 배가 지나가도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바다는 역사를 만들지 않고 거꾸로 그것을 지우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문화의 첫 강의에서 여러분들에게 지우개 이야기를 했다. 바다야말로 거대한 그리고 불멸의 초록색 지우개가 아니겠는가. 바다에서는 어떤 관념도 파도처럼 일다가 금시 소멸해버린.. 2021. 2.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