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풍지1 문풍지 떠는소리... 추억도 춥다 문풍지 떠는소리... 추억도 춥다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이 들어오던 그 어린 날 머리맡에 두고 잔 물그릇엔 살얼음이 떠 있고 함께 있던 걸레도 얼어있었단다. 단칸방 다섯 식구가 옹그리고 자던 그 밤중에 작은 책상 비집고 앉아 책상등 불빛 감추려 먼지 냄새나던 돕바를 머리에 이고 쓰고 공부를 했던가 습작을 했던가 나의 새가슴 같던 자그마한 소녀시절....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기도 하구나. 가을이 깊어지기 전 언제나 묽수그레한 밀가루 풀을 쑤고 나무 상자 같은 틀에 말라붙어 누렇게 바랜 낡은 종이 울 엄마는 물 한 모금 입에 가득 물고 패패 패~~~ 뿜어내면 우리는 쪼그리고 앉아 말라 붙은 종이 쪼가리를 열심히 뜯어냈다. 그래야 따뜻한 겨울이 보장되는 것처럼... 눈 같이 하얀 새 문.. 2022. 4.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