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밝골1 달빛 아래 걷기 달빛 아래 걷기 지난여름 몰아치던 비바람도 잦아들고 고향을 등지고 떠나 버린 봉수네 달밝골 천수답에도 섭이네 손바닥만 한 깨밭에도 자박자박 가을은 찾아들고 어머니의 약손 같은 달빛에 설움조차 졸리운 가을이 왔습니다. 달디단 잠에서 깨어난 아침 뽀드득 눈 비비며 품 안 가득히 황금색 물결 넘실대는 가을들판이 흐뭇합니다. 사람들은 그저 뜨거운 태양 아래서만 곡식들이 영그는 줄 알지요. 맑고 은은한 달빛 아래서도 벼가 영근다는 사실은 잘 모른답니다. 옛 어른들은 달빛 밝은 달밝골 전답에서 나는 햅쌀을 더 귀한 상품(上品)으로 여겼다 하지요. 넉넉한 엄마품같이 은은한 달빛같이 그렇게 가을이 왔습니다. 2011.05 c.k.j 2022. 8.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