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저 구두 속의 발을 안다1 좋은 냄새 나쁜 냄새 좋은 냄새 나쁜 냄새 달랑 한 켤레뿐인 아들래미 운동화.. 시집장가 가는 날 잡듯 날짜를 고르고 골라야 하는데 딱 연휴가 걸렸길래 오늘이닷! 하고서 신나게 빨았다. 예전 우리들이 신던 운동화는 얄팍해서 담벼락에 기대놓으면 하룻 만에 잘도 말랐구만 요즘 것은 거죽에 붙은 것도 덕지덕지 요란한데다 260 싸이즈만 넘으면 보~트 만한 게 무겁긴 어찌나 무거운지 이틀은 족히 햇볕에 내다 널어야 그나마 마른다. 문제는 아직도 마르려면 멀었는데 이 녀석이 다음 날 시범을 겸한 시합에 나간다는 걸 깜박 생각을 못했다는 거다. 명색이 예와 도를 중시하는 무도인에게 슬리퍼를 신겨 보낼 수도 없고 구두는 도복에 더더욱 안맞다. 진작 여분으로 싼 운동화 한 켤레 사둘걸. 새벽에 헤어 드라이어로 거죽과 안을 샅샅이 쬐어주고 .. 2005. 7.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