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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한 하루/오늘보다 나은 내일

남자는 언제부터 어른일까

by Happy Plus-ing 200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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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사진입니다

 

남자는 언제부터 어른일까

입학식 전날 미장원에서 아주 짧게 이발을 하는 것으로 중학생이 된 아들.. 꼭 휴가나온 군인아저씨 같다. 

교복은 하복부터 입는다니 급한대로 즈이 아빠 스웨터를 하나 둘 훔쳐입히니 어색하지 않고 오늘 아침엔 아예 운동화까지 허락없이 신고 등교했다.  6학년일때랑 중학생인 지금이랑 불과 한 두달 사인데 너무 갑작스런 변화들에 얼띠기 엄마는 내내 허둥지둥이다.  서랍에 들어있는 입던 옷, 속옷, 양말들을 죄다 엎어놓고 입을 옷과 못 입을 옷을 가려내자니 거의 못 입을 옷이다.  딸이 성장하는 모습은 그리 눈에 띄지 않더만 아들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입학식!
맨날 붙어 댕기던 친구놈하고 맨 뒷 줄에 앉아있다. 키 순서로 앉았다니 아들래미 뒤로는 서 너명 되나보다.
훤칠한게 아주 마음에 흡족하다. 제일 잘 생겼다 ㅋㅋ.
평소엔 잘 먹지 않던 우유 두부 멸치 콩.. 일부러 찾아서 먹기 시작했다. 농구를 하면 키가 잘 큰다더라면서
이젠 농구에 도전할 모양이다.  이마에 달랑 여드름 한 개 꽃샘 추위에 파르르하다.

늦은 밤 잘려고 침대에 눕던 아들이 벌떡 일어나 앉더니 시계의 알람을 3시에 맞춰놓는다.
엥??? 저 놈이 새벽기도를 갈려나??
- 엄마, 나는 자다가 눈이 떠졌을 때 시계를 보잖아. 그런데 아직 한참을 더 자도 되는 시간이다 싶으면 그때 정말로 행복하더라.
- 그렇다고 새벽 3시에 맞춰놓나?
이 무슨 뚱딴지같은... 꼭 일어나야할 시간에 맞춰놓고 일어나면 되지.
이제 시작하는 놈이 벌써 잠에 대해 그리 미련이 많으면 앞으로 우찌 살꼬.
일제시대때 개교한 이래 올해 처음 남녀공학이 되면서 학교명칭까지 바꾸었다.
학교 울타리안에 처음으로 남학생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니 2, 3학년 선배여학생들 눈에 얼마나 귀여울까.
특별활동부서에 서로 먼저 신입생들을 확보하려고 앞다투어 쉬는시간마다 여학생 선배들이 들락거리는 모양이었다.
아직 아무곳에도 가입 결정하지 않고 친구랑 머뭇거리고 있는 아들.

- 누나야들 이뿌더나
내 말이 땅에 떨어져 흙고물도 묻기 전에 낼름


- 폭탄이더라.. 아예 지뢰밭이더만..
나 몰라 진짜 나 이렇게 안 가르쳤는데...

아들이 진학한 중학교가 즈이 누이가 다녔던 학교이고 내가 소싯적에 다녔던 학교이다.

三 母女子가 총동창회를 하게 생겼다. 교복 교가 교화 교목은 다 같은데 남자라서 교복을 달리 맞춰야 하네.
즈이 누나 교복 안 버리고 농짝 어딘가에 있을끼구마는.
즈이 누나가 학생회회장을 지낸터라 안면이 있는 교사들이 가끔 있을텐데 절.대.로...
누나 이름을 학교에 와서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란다.

- 왜? 누나 덕 좀 보면 좋지.
- 절.대.로...혼자 자수성가 할거야
자수성가? 그 말이 거기 해당이 되나?

장금이가 처소에서였는지 한 쪽 버선을 벗고 발을 주무르며 쉬고 있는데 임금님이 불쑥 나타났다.
임금님과 장금이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는데 민정호 나으리는 상대가 상대인지라 끓어오르는 질투심을 어찌할바를 모르고 손가락에 피가 나도록 애꿎은 화살만 계속 쏘는데... 아들 曰
- 뺏기기 전에 빨리 얘기하지

200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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